국내 유일의 종합인문교양 계간지 황해문화가 통권 100호 발간을 기념해 오는 29일과 30일 인하대학교 정석학술정보관에서 국제심포지엄 ‘통일과 평화사이, ‘황해’에서 말한다’를 연다.

황해문화는 1993년 ‘세계적 시각에서 지역을 보고 지역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창간이념으로 첫호(93년 12월1일)를 펴냈다.  황해문화는 서울 외 지역(인천)에서 창간해 전국을 망라하는 유일의 계간지로서 인천 시민의 자존심을 높이고, 인천문화의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 25년 동안의 노력이 쌓여 어느덧 대한민국 지식담론을 대표하는 교양잡지로 자리매김 했다.

“한국은 서울공화국이다”

계간지 황해문화는 서울중심주의 개발정책에서 소외돼온 인천이란 공간의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대항문화로 자리잡았다. 황해문화는 스스로를 지역이기주의 극복의 산물로 자평해왔다. 

인천시민이 스스로 만든 지역시민문화재단인 새얼문화재단이 발행기관이란 점이 독특한 지역계간지의 발간과 지속을 가능하게 했다. 새얼문화재단은 국가(지역)권력, 자본권력이 침범할 수 없는 피난처를 제공하고, 서울중심주의라는 강력한 인력(引力)으로부터 지역문화를 보호하는 문화 보루로 문화콘텐츠 생산능력이 빈곤했던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발전의 모델을 만들었다.

▲ 6월 25일 서울 중구 달개비(옛 쎄실레스토랑)에서 열린 『황해문화』 통권100호 발간기념 국제심포지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명인 편집주간이 취재진에게 심포지엄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6월 25일 서울 중구 달개비(옛 쎄실레스토랑)에서 열린 『황해문화』 통권100호 발간기념 국제심포지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명인 편집주간이 취재진에게 심포지엄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발행인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황해문화의 ‘황해’는 인천이란 지역에 갇히지 않고, 인천을 넘어 보편의 세계를 열린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고 말한다. 

그는 “오랫동안 우리의 바다, 황해의 누런 물결이 동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 문명의 바다로 넘실거리기를 기대하며, 그것을 운동으로 실천했다. 그런 목적으로 지난 1989년부터 중국대륙을 연구해왔다. 우리 사회는 도통 남에게 관심을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모든 관심은 오로지 안으로 쏠려서 타협을 모르는 정쟁과 수구적 문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우리 것이 좋은 것도 사실이지만 남들에게도 우리 못지 않게 좋은 것이 있다. 가서 배우고 연구하지 않으면 우리가 또다시 과거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우리는 그런 격동의 시절을 지금도 살고 있다. 이제 마음을 열고 좀 더 강인한 자세로 세계를 바라볼 때”라고 말한다.

황해문화는 이번 심포지움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953년 정전협정으로 한반도는 전쟁과 분단 상태 그대로 65년의 세월을 보냈다. 지금까지 우리는 통일을 지상과제로 여겼지만, 중요한 것은 한반도와 주변 각국의 평화다. 남북, 북미대화를 거치며 냉전해체의 기운이 판문점에 이르렀다. 이 시점에 우리가 다시 한 번 역사의 주체로 서기 위해 환태평양 지역의 석학들과 머리를 맞대고 ‘통일’ 과 ‘평화’ 사이에서 무엇을 할지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9일 오후 2시30분에 열리는 국제심포지엄의 1부 세션 강연자는 칭화대 인문학부 왕후이(汪晖) 교수다. 왕후이 교수는 ‘황해라는 분단경계지역에서 전쟁/평화를 트랜스로컬한 시야에서 보기’란 제목으로 강연한다. 왕후이 교수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이 서로 얼굴을 맞댄 황해에서 전쟁과 평화를 글로벌한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김명인 인하대 교수, 마크 셀던 코넬대 교수, 박태균 서울대 교수,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 홍윤기 동국대 교수,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등이 발표와 토론자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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