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참패 뒤 자유한국당 운명은 어떻게 될까. ‘쇄신’하면 다시 재건이 가능할까, 아니면 완전히 당을 해산해야 할까. 보수 유권자들 생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는지, 보수 유권자는 여전하지만 현 보수세력이 마음에 안들었을뿐인지 의문이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평가와 전망’ 토론회는 이 질문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었다. 토론회에는 “자유한국당이 완전히 해산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직 보수 유권자가 남아있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

중앙일보 정치부장 출신의 이상일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19대)은 “자유한국당은 해산이 답”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은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 논설위원을 거쳤고 18대 대선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지냈다. 19대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13 지방선거 평가와 전망'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13 지방선거 평가와 전망'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상일 전 의원은 “지금 김성태 원내대표가 제시한 중앙당 해체, 당명 변경 등은 국민에게 와닿을 수 없다”며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해야할 일은 한국당 해산”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지금 한국당에서 쇄신을 한다며 인적청산을 이야기하는데 정당 안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강력한 힘을 가졌던 홍준표 대표도 ‘친박’ 청산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한국당은 당을 해산하고 모든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고 각자 갈 길을 가야한다. 각자 무소속으로 활동하다가,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 2020년 총선 대비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이 전 의원은 스스로 “물론 현실성은 부족한 일이지만 이 정도 정치력 상상력이 없다면 절대로 국민이 원하는 기대만큼 변화를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상일 전 의원 안이 ‘가능성 제로’라고 잘라 말했다. 강 교수는 “이상일 전 의원의 안은 바람직하지만 가능성이 전혀없다. 지금 한국당이 궤멸했지만 유권자가 모두 ‘진보’로 바뀐 건 아니다. 보수 유권자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번 선거가 지방선거였기에 보수 유권자가 한국당에 분노를 마음껏 터뜨렸다고 분석했다. 의회 권력을 선출하는 총선이나 대통령 선거였다면 이렇게까지 보수정당에 참패를 안겨주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물론 강 교수는 6·13 지방선거 이전부터, 지금까지 ‘보수’ 세력이 가졌던 △지역주의 프레임 △반공 프레임 △‘보수는 도덕성이 떨어지지만 유능하다’는 프레임이 모두 깨져 보수가 쇄신해야 한다는 의식이 퍼진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다만 ‘지방’ 선거라서 이런 의식이 극대화돼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보수 유권자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보수 세력이 이전에 유지했던 프레임을 버리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야 재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