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 폄훼 보도’, ‘전원구조 오보 보고 묵살’ 등 책임자로 지목돼온 박상후 전 MBC 전국부장이 해고됐다. MBC는 26일 오후 인사발령을 내어 박 전 부장을 해고 처분했다. 앞서 MBC 정상화위원회 조사에 불응해 온 박 전 부장은 지난 3월28일자로 대기발령 상태였다.

MBC는 지난 25일 인사위원회에서 박 전 부장을 방송강령 및 윤리강령 위반으로 해고 결정했다. 박 전 부장은 세월호 참사보도 뿐 아니라 최근 외부행사에서 MBC 기자의 취재를 방해하고, 과거 부서원들에게 특정 지역혐오 발언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박상후 당시 전국부장은 목포MBC로부터 ‘전원구조’ 속보는 오보라고 전달 받았으나 이를 묵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세월호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민간 잠수사 사망을 두고 ‘실종자 가족과 국민의 조급증이 그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보도해 MBC 내부에서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라고 지적받았다. MBC는 박 전 부장이 “기자로서 기본적 취재절차와 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 지난해 2월22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광장에서 열린 친박집회에 박상후(왼쪽) MBC 시사제작국 부국장이 극우논객 변희재씨(오른쪽) 옆에 서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지난해 2월22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광장에서 열린 친박집회에 박상후(왼쪽) MBC 시사제작국 부국장이 극우논객 변희재씨(오른쪽) 옆에 서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박 전 부장이 지난 2014년 회식 자리에서 순천 출신 카메라 기자에게 “홍어였네”라고 말하는 등 지역 폄하발언을 일삼은 일도 해고 사유에 반영됐다. MBC는 “박 전 부장은 부서원들은 물론 부모의 고향을 묻고 특정지역 출신을 ‘홍어’라고 지칭하며 지역 비하 발언을 반복했다. 공영방송 언론인으로서 지역과 계층 간 융화에 앞장서야 할 의무를 망각한 것은 물론 간부로서 공개적으로 지역 혐오 발언한 것은 직장질서를 문란케 한 심각한 취업규칙 위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부장은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취재하려던 기자를 가로막고, 양팔을 뒤에서 잡아끄는 등 취재 방해 행위를 한 사례도 확인됐다. 본사 기사 취재활동을 물리력을 동원해 방해한 행위는 명백한 해사행위이자 실정법상 업무방해 및 폭행에 해당한다는 것이 MBC 입장이다.

MBC는 “지난 시기 일부 직원들의 비뚤어진 언론관에 기댄 부적절한 보도로 국민들을 좌절시키고 분노케 한 잘못을 반성하며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한 사람의 징계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세월호 관련 보도 참사 경위를 광범위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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