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본사(대표이사 김형기, 이하 본사)가 뉴시스 경기남부취재본부(대표이사 왕정식, 이하 경기남부)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본사는 26일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해지를 알리며 “금일(26일) 자정을 기해 경기남부 소속 기자들 전원의 CMS와 이메일 계정을 차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뉴시스(Newsis) 표식이 포함된 상호, 상표, 명함 등 사용금지, 수수료 정산 문제 등 후속조치에 대해 계속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에 경기남부 측은 “계약해지가 필요하면 경기남부 회사를 상대로 계약해지 소송을 하면 되는데 기자들 펜대부터 꺾는 건 사실상 회사를 문 닫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시스 노동조합은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답이 아니”라며 “소모적인 싸움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본사는 지난 8일 △경기남부 취재기자의 페이스북 게시글 삭제 △SNS 게시글 작성자 및 최초 배포자 신원 확인 △사내 게시판 게시글 삭제 △본사 편집권 행사에 항의 방문한 6명의 기자 징계조치 △경기남부 취재본부 임직원의 이상 행동에 대한 본부 대표자의 공식사과 등을 요청했다. 본사는 26일 “유감스럽게도 본사 요구사항 중 사내게시판 게시글 삭제만 이뤄졌을 뿐 경기남부는 나머지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 뉴시스 본사가 26일 경기남부취재본부에 보낸 내용증명 일부.
▲ 뉴시스 본사가 26일 경기남부취재본부에 보낸 내용증명 일부.

본사는 “본사와 경기남부 사이의 문제가 미디어오늘에 연이어 기사화 됐고,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 그대로 노출됐다”며 “경기남부 소속 기자의 페이스북 글 게재와 일련의 (5건의 미디어오늘) 기사로 인해 본사 명예는 심각히 실추됐을 뿐 아니라 당사와 모든 지역본부가 사용하고 있는 ‘뉴시스’의 브랜드 가치는 중대하게 훼손됐다”고 했다.

이에 왕정식 경기남부 대표이사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정말 계약해지가 필요하다면 회사에 소송을 해서 (본사가) 이기면 그때 기자들 CMS를 닫아도 된다”며 “기자들에게 기사는 쓰게 해줘야 할 거 아니냐”고 말했다. 왕 대표는 “지역본부 설립목적은 뉴시스 본사에 뉴스를 공급하는 것인데 CMS부터 막는다는 건 회사 문 닫으라는 뜻”이라며 “법적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본사는 경기남부가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경기남부 기자들이 기사가 출고되지 않아 본사에 방문한 것 등도 문제 삼고 있다. 왕 대표는 “경기남부가 매출액을 속였다고 판단하면 역시 법적으로 대응하면 되는데 그렇게는 하지 않고 기자들 핑계를 대고 있다”며 “(경기남부) 기자들이 취재해서 쓴 기사가 안 나갔는데 언론사에서 편집국장에게 항의도 못하느냐”고 말했다.

경기남부 전 직원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뉴시스 본사의 지역본부 장악 저지 및 언론 정상화를 위한 뉴시스 경기남부취재본부 비상대책위원회’(뉴시스 경기남부 비대위)를 꾸렸다. 김경호 뉴시스 경기남부 비대위원장은 26일 “투쟁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했다.

▲ 뉴시스
▲ 뉴시스

그간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뉴시스 노동조합도 입장을 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시스지부(지부장 신정원)는 이날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답이 아니”라며 “경기공항리무진 관련 기사 출고를 거부한 것이 헐값에 인수하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경기남부 주장에 신빙성을 더할 뿐이다. 오히려 지방본부 죽이기 후 헐값 매입이라는 의혹을 피하려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본사 경영진을 비판했다.

뉴시스지부는 “심지어 지방본부를 직영으로 전환한 뒤 임원들이 한 자리씩 꿰차겠다는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도 들린다. 인사 병목현상의 돌파구를 지방본부에서 찾겠다는 의미였다”며 “임원 A씨는 임기를 마치면 자연경관이 좋은 모 지방본부로 내려가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는 아사리판인데 지방본부 인수라는 중대한 문제를 자신의 노후보장용으로 여겼다는 게 사실이라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지부는 본사 경영진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철회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고, 경기남부에는 “SNS를 통한 회사 비방을 중단하고 본사 경영진과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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