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가 러시아월드컵에 맞춰 러시아에 억류되어있는 7명의 언론인들을 담은 이미지를 만들어 배포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언론인을 위협하는 태클로 레드카드를 받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푸틴 정부를 비판한 뒤 “푸틴이 1999년 총리가 된 이후로 러시아에서 보도와 관련해 최소 34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180개 국가 중 세계언론자유지수 148위다.

▲ 러시아에 억류되어 있는 7명의 언론인들. ⓒ국경없는기자회
▲ 러시아에 억류되어 있는 7명의 언론인들. ⓒ국경없는기자회
6월 8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WEF(WORLD EDITORS FORUM)포럼 중 ‘언론자유 라운드 테이블’에선 전 세계 언론인들이 처한 위협을 공유했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해마다 권력의 언론혐오(미디어포비아)는 증가하고 있으며 언론자유지수는 세계적인 하락세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 추세와 달리 한국판 명예혁명을 거치며 언론자유가 상승했다.

이날 자리에는 언론자유가 부족한 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에서 온 참석자들이 눈에 띄었다. 남아공과 케냐에서 온 언론인들은 “우리에겐 육체적인 안전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자유도 166위인 바레인에서 온 언론인은 “정말 상황이 안 좋다. 많은 웹사이트가 막혀있다”고 전한 뒤 “시리아에선 정말 많은 시민 저널리스트가 죽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자를 대상으로 한 테러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슬로바키아에선 지난해 기자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몰타에서는 차량에 설치된 폭발물로 기자가 사망했다. 멕시코에서 온 언론인은 “기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기자가 죽으면 저널리즘이 위축되고, 그럼 시민들은 언론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고 우려했다. 멕시코에선 지난해에만 11명의 언론인이 살해당했다.

필리핀의 한 언론인은 “지금 이 순간에도 기자들이 납치되고 있다. 누군가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 우린 감옥에 갈 수도 있다. 내가 감옥에 가면 내 아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며 “우리의 가족을 지켜달라”고 울먹이며 호소해 참석자들로부터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필리핀에선 지난해 4명의 언론인이 보도와 관련해 살해당했다. 앞서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자들을 가리켜 “창녀의 자식들”이라고 모욕하고 “암살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권력자들의 언론혐오 또한 세계적 현상이다. 인도에선 언론인을 상대로 한 혐오 발언이 SNS를 통해 증폭되고 있다. 대부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댓글 부대 소행이라는 게 국경없는기자회의 주장이다. 올해 세계신문협회로부터 ‘자유의 황금펜 상’을 수상한 마리아 레사는 “(정부권력의) 네거티브에 대항해 어떻게 우리의 캠페인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우리가 모두 함께해야만 힘이 된다”며 “국경 없는 기자회나 유네스코를 비롯해 뉴욕타임스에서도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유네스코 언론자유 디렉터 가이 버거는 “언론인에게는 그 무엇보다 자유·독립·안전이 중요하다. 하지만 언론인에 대한 공격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고 정부의 새로운 법은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한 뒤 “사회에는 다양성이 필요하다. 저널리즘은 다양성과 민주주의를 위한 좋은 박테리아와 같다”며 세계 언론인들의 ‘분투’를 당부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취재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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