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페이스는 젊은이들이 연성뉴스만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

20일 오후 한국방송학회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회혁신을 위한 미디어 스타트업과 저널리즘’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미디어 지각변동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변화한 독자에게 맞는 콘텐츠 제공이 중요하다고 보면서 ‘실패’를 반복하더라도 지속적인 혁신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아티는 미디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기관이다. 1호로 닷페이스에 투자했으며 쥐픽쳐스, 긱블, 코리아엑스포제, 디에디트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강정수 대표는 젊은 세대는 뉴스를 읽지 않기 때문에 ‘뉴스 스타트업’은 가망 없다는 인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닷페이스는 젊은이들이 연성뉴스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지금 메디아티가 MBC와 함께 20대를 타깃으로 한 경성뉴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20대는 연성뉴스를 보고 4050은 경성뉴스를 본다는 편견이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수 대표는 “젊은 세대의 가치, 문화를 대변하는 미디어가 나온다면 경성이건 연성이건 상관 없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젊은 세대가 겪는 고통들을 담아내는 목소리가 그들에게 충성도를 불러낸다면 미디어적 가능성, 시장의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방송학회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회혁신을 위한 미디어 스타트업과 저널리즘’ 세미나를 개최했다.
▲ 한국방송학회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회혁신을 위한 미디어 스타트업과 저널리즘’ 세미나를 개최했다.

같은 세대를 다룬다고 해서 그들을 하나로 여겨선 안 된다. 강정수 대표는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서 “더 이상 ‘매스’를 하나로 봐선 안 된다. ‘타깃 오디언스’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여성 매체라도 고학력 뉴요커와 학력단절이 심한 미혼모를 대상으로 하는 매체의 전달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자들이 언론사의 디지털 혁신과 미디어 스타트업의 성공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강정수 대표는 “분명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북극성이 어디 있는지 묻는다. 2014년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의 반향이 컸지만 지금은 잠잠하다. 북극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법이 나온다면 노벨상을 줘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작은 실험이 뭘 바꿀 수 있는지 회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가 1000번의 혁신 실험을 했다고 한다. 실험들만의 집합체만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힘들지만 수 많은 실험으로 문화를 만들어내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미혼모, 공채제도 등 청년들의 문제를 청년의 시각에서 다루는 닷페이스.
▲ 미혼모, 공채제도 등 청년들의 문제를 청년의 시각에서 다루는 닷페이스.

강정수 대표는 혁신하고자 하는 미디어 기업과 미디어 스타트업의 접점이 있다고 봤다. 그는 “혁신은 자체적으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새롭게 성장한 미디어 스타트업과 시장의 협력에서 이뤄진다. 뉴스 스타트업과 전통적 미디어 기업이 투자나 합병을 이뤄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디아티의 공학미디어 긱블은 최근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메디아티와 MBC의 공동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이다.

스타트업이 플랫폼에 종속되거나 접근하지 못하는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강정수 대표는 “닷페이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당시 페이스북이 동영상의 문을 열고 있었고, 초기에 진입한 영향이 있었다. 지금은 그 문이 닫히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유통 플랫폼 종속성은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대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제휴를 심사하는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미디어 스타트업이 진입하는 건 불가능하고 거론조차 안 된다”고 지적했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스타트업을 받지 않는 건 아니지만 기사 수 등 전통적 매체환경에 맞는 방식으로 제휴심사를 하고 있어 미디어 스타트업에게는 맞지 않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