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13 지방선거 결과 여성 정치인 진출이 비례대표에만 한정됐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각각 여성 당선인이 71%, 97%를 차지할 정도로 다수였다. 그러나 광역단체장, 국회의원(재보궐 12명)에서 여성 당선인은 아예 없었고, 기초단체장도 여성 당선인은 3.5%로 극소수였다.

선거결과 광역단체장(시‧도지사 선거) 17명 중 여성은 0명이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당선인 12명 중 여성은 0명이다.

기초단체장에서 여성은 모두 226명 당선인 중 8명으로, 비율로 따지면 3.5%에 불과하다. 여성 기초단체장은 서울에서 3명, 부산 3명, 경기 성남 1명, 대전 1명이었다.

▲ 2018년 6월13일 전국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 가운데 여성 당선인의 현황. 통계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 2018년 6월13일 전국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 가운데 여성 당선인의 현황. 통계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지역별로 서울의 기초단체장 당선인 25명 중 3명이 여성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민주당), 김수영 양천구청장(민주당), 조은희 서초구청장(한국당)이다.

부산의 구청장 16명 중 여성은 3명이다. 서은숙 부산진구청장(민주당), 정명희 북구청장(민주당), 정미영 금정구청장(민주당)이 그 주인공이다.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당선인은 “부산의 여성 당선자들은 모두 지역에서 당 활동을 오래 한 사람들이고, 기초의원부터 활동을 탄탄하게 한 성과가 축적돼 나타난 결과”라고 평했다. 서 당선인은 “하지만 민주당의 광역 단체장 중 여성이 한명도 없는 것은 남성 정치인 중심의 사고방식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이 기초의원이나 광역의원을 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광역단체장 하는 것에는 저항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 당선인은 “기초단체장은 여성 가산점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남성 중심의 사고방식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기초단체장 당선인 31명 중 여성은 1명으로,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출신의 은수미 성남시장이다. 대전의 기초단체장 당선인 5명 중 여성 1명은 대덕구에서 나왔다.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YMCA에서 환경운동가로 일했고, 대전의 첫 여성 기초단체장이 됐다.

그 외 지역은 기초단체장 여성 당선인은 없다. 대구 8명, 인천 10명, 광주 5명, 울산 5명, 강원 18명, 충북 11명, 충남 15명, 전북 14명, 전남 22명, 경북 23명, 경남 18명은 모두 남성이다.

광역의원 지역구 당선인 737명 중 여성은 98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13%다. 지역별로는 서울시의원 당선인 100명 중 여성은 18명이다. 부산 42명 중 여성은 7명이다. 대구 27명 중 여성이 5명, 광주 20명 중 여성은 6명, 대전 19명 중 여성은 3명, 울산 19명 중 여성은 5명, 세종 16명 중 여성은 2명, 경기 129명 중 여성은 24명, 강원 41명 중 여성은 4명, 충북 29명 중 여성은 4명, 충남 38명 중 여성은 5명, 전북 35명 중 여성은 2명, 전남 52명 중 여성은 3명, 경북 54명 중 여성은 3명, 경남 52명 중 여성은 4명, 제주 31명 중 여성은 3명이다. 인천 33명은 모두 남성이다.

기초의원 지역구 총 당선인 2541명 중 여성은 526명이다. 비율을 따지면 20%다. 교육감은 당선인 17명 중 여성이 2명이었다. 제주만 치러진 교육의원 당선인 5명 모두도 남성이었다.

▲ 더불어민주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결과. 모두 남성이다.
▲ 더불어민주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결과. 모두 남성이다.
반면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여성 당선인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총 당선인 87명 중 여성은 62명으로 71%를 차지했다. 기초의원 비례대표 당선인 385명 중 여성이 374명으로 97%를 차지했다.

선거법에 따라 사실상 여성할당제인 비례대표에만 여성 당선인이 집중됐다. 선거법 47조 3항은 “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때 후보자 중 100분의 5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되, 그 후보자명부의 순위의 매 홀수에는 여성을 추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기초의원 비례대표의 경우 앞번호는 여성중심으로 배치한다. 1번은 여성을 배치하고 다른 앞번호도 여성으로 배치하는데 다른 당도 마찬가지라서 여러 당의 당선인들을 합쳐놓으면 여성이 월등히 많다”고 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 후보로 당선된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대부분의 정당이 비례대표가 아닌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에는 여성후보 자체를 배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 시의원은 “광역단체장처럼 주요 직책으로 갈수록 여성에게 자리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에 여성후보를 내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 시의원은 “주요 자리엔 여전히 여성이 배제되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확대해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가 진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순애 광주서구의원(민주당 비례대표)도 “정치영역에서 여전히 여성들에게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여성 정치인이 꾸준히 활동했을 때 당이 전적으로 키워주는 게 절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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