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진실의힘(이사장 박동운)이 제8회 진실의힘 인권상 수상자로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모임 대표를 선정했다. 진실의힘은 고문 등 국가폭력 피해자를 돕고 국가에 책임을 묻는 이들의 모임이다.

시상식은 유엔이 정한 고문생존자 지원의 날인 오는 26일 오후 7시 서울 남산 문학의집에서 열린다. 이날 시상식엔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뿐 아니라 선감학원 피해생존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진선미 의원 등이 참석한다.

진실의힘 제8회 인권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곽은경)는 한종선 대표가 고통스런 삶에 주저앉지 않고 살아남아 진실을 밝히려고 스스로 일어서서 싸우고, 또 다른 국가폭력 피해자에게 용기를 주고 연대의 힘을 줬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 제8회 진실의힘 인권상 수상자인 한종선씨. 사진=한종선 페이스북
▲ 제8회 진실의힘 인권상 수상자인 한종선씨. 사진=한종선 페이스북

진실의힘 인권상 심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이 여전히 표류하고, 피해생존자 한종선, 최승우씨가 국회 앞에서 노숙 농성중인 현실에 주목하자”고 했다.

한종선 대표는 9살이던 1984년 누나와 함께 형제복지원에 끌려갔고 현재 그의 아버지와 누나는 감금·폭력 후유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다. 한 대표는 지난 2012년 국회 앞 1인 시위를 시작으로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외쳐왔다.

그는 피해생존자 최승우씨와 함께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법률,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통과를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225일(6월19일 기준)째 농성하고 있다.

▲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한종선, 최승우씨는 19일 기준으로 225일째 형제복지원 특별법 통과를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노숙농성하고 있다. 사진=최승우 페이스북
▲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한종선, 최승우씨는 19일 기준으로 225일째 형제복지원 특별법 통과를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노숙농성하고 있다. 사진=최승우 페이스북

형제복지원 감금 후유증과 오랜 노숙 투쟁 등으로 한 대표는 건강이 좋지 않다. 지난 18일부터 병원에 입원 중이다.

한 대표는 19일 “너무 과분한 상”이라며 “의미가 있는 큰 상이다보니 (진상규명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받아 무겁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수상을 토대로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에 용기내 가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과거 진실의힘 인권상 수상자는 1971년 재일교포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19년 복역한 서승 교수, 김근태 전 의원, 홍성우 변호사, 최장기 양심수 우윈틴 선생과 우윈틴 재단, 강기훈씨, 정희상 시사IN기자, 인도네시아 학살피해자를 돕는 YPKP 65와 베드조 운퉁 대표 등이 있다. 진실의힘은 고문 등 국가폭력 생존자에게 존경을 표현하기 위해 인권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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