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서울 노원병 후보로 출마했던 강연재 변호사가 거침없는 ‘페북 정치’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강 변호사는 이른바 ‘안철수 키즈’로 정치에 입문해 바른미래당의 전신 중 하나인 국민의당 부대변인 출신이지만, 지난해 대선 이후 국민의당의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이 터지자 안철수 전 대표와 결별하고 지난 1월 한국당 강동갑 당협위원장에 지원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강 변호사를 법무특보로 임명하고 지난달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하지만 강 변호사는 최종 득표율 14.4%로 3위에 그쳤다. 유효 득표수 15% 이상을 얻으면 선거 비용 100%를 보전받는데, 강 변호사는 50%만 보전받게 됐다.
강 변호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날 한국당의 대국민 사과문을 민주당이 “진정성이 결여된 반성문”이라고 비판한 기사를 링크하며 ‘번지수 잘못 찾고 나대는 민주당에 한마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강 변호사는 이 글에서 “이번 선거에서의 민심은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보수야당, 한국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회초리였다. 국민 각자가 회초리 한 대 때리자 했는데 뚜껑 열어보니 너무 심하게 때린 바람에 이 나라의 야당이 완전히 죽어버린 격이다. 일당 독재, 1인 독재가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민주당을 향해 “불과 몇 년 전에 지지율 한 자리를 왔다 갔다 하며 곧 숨이 끊어질 듯 온 국민의 외면을 받던 지리멸렬, 무능의 극치 야당이었다. 남의 반성까지 평가하고 입 댈 여유 있으면 본인들이 훌륭한 집권 여당, 정부 견제 가능한 국회인지, 적폐 없는 깨끗하고 공정하고 민주적인 세력인지부터 되돌아보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강 변호사의 글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그의 페북 댓글 중 많은 공감을 받은 글들을 보면 “보통 시험 떨어지면 내가 왜 떨어졌을까를 생각하지 남 탓은 안 하는데 본인은 지금 민주당 탓하고 있네요. 왜 표를 적게 받았는지 그것 먼저 생각해보시길”, “나도 민주당이 잘해서 전승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한국당이 이런 지적질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지금의 한국당은 찍어 줄 독자적인 가치는커녕 민주당이 싫어서 찍어줄 가치도 없는 당”이라고 꼬집었다.
자신의 글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자 그는 현재 페이스북 글 제목을 ‘번지수 잘못 찾고 나돌아다(니)시는 민주당에 한 마디’로 고쳤다. 그리곤 또 페이스북에서 “건전한 상식과 양식을 가진 대다수의 침묵하는 국민만 보고 가면 그뿐”이라며 “어디서 좌표 찍고 몰려와서 다 같이 입을 맞춘 듯 비열한 말, 반말, 바로 휴지통으로 들어갈 말 다는 분들은 굳이 오지 말고 자신의 삶에 충실하라”고 덧붙여 누리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강 변호사는 18일 오후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세계 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사형제 폐지와 대체복무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기사를 올리며 “이런 꼼수, 얍실한 가짜 진보, 가짜 포장, 이래서 모든 권력에는 견제가 필요했던 것”이라는 독설을 날렸다.
강 변호사는 “61명의 사형수는 전원이 다 어린 아동, 여성들, 노인들을 여러 명 잔인하게 고문, 살인한 자들”이라며 “인권위는 ‘사형 폐지 추진’이 아니라 흉악범죄에 희생된 피해자 및 유가족 지원을 현실화하지 않는 국가에 위헌 의견과 인권 침해를 선언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대체복무제 도입에도 “시기상조”라며 “국민적 합의, 전문가 집단의 심도 깊은 협의, 국방부가 주체가 되도 말 많고 탈 많을 일인데 특히나 이 일은 인권위가 나서서 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홍 대표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끝으로 “나는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페이스북 정치는 끝낸다”고 한 이후로 강 변호사의 ‘페북 정치’는 더욱 활발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