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뉴스배열에 인공지능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정작 이용자들은 ’인공지능 전면 도입’을 선호하지 않았다. 국민 3명 중 1명만 네이버의 기사 배열을 신뢰한다고 답해 네이버의 기사 배열을 대다수가 편향돼 있다고 인식했다.

네이버 기사배열공론화포럼은 18일 오후 서울YWCA 강당에서 공청회를 열고 네이버 이용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사배열공론화포럼은 지난해 네이버 스포츠 기사배열 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뉴스배열 편집 방향을 공론을 통해 논의하겠다며 발족한 독립기구다. 위원회는 한국언론학회에 의뢰해 이용자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네이버의 기사 배열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34.2%에 그쳤다. 네이버 뉴스 신뢰도는 39%로 나타났다. 응답자 62.6%는 사람과 인공지능을 결합하는 방식의 기사배열을 선호했다. 네이버가 추진하는 인공지능을 전면 활용한 기사배열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3.5%에 그쳤다. 별도로 실시한 전문가 조사에서도 인공지능이 어뷰징 등을 거르면서도 전문가가 최종 선택하는 방식의 뉴스 배열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 18일 오후 기사배열공론화포럼 소속 위원들이 서울 YWCA 강당에서 이용자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정책 제안을 했다.
▲ 18일 오후 기사배열공론화포럼 소속 위원들이 서울 YWCA 강당에서 이용자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정책 제안을 했다.

네이버를 주로 쓴다고 답한 이용자들은 네이버 기사가 실질적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네이버가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배열한다’는 데 54%가 동의했지만 내용 측면에서 ‘남녀문제를 공평하게 다룬다’는 응답은 26.6%에 그쳤으며 ‘사회적 약자 문제에 다양하게 배열한다’는 응답은 21.6%에 불과했다. 

발표를 맡은 김경희 위원(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은 “기계에 의한 뉴스배열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사회적 약자, 남녀 문제 등을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을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시의성과 관련해 네이버 주 이용자 가운데 54.6%는 네이버가 ‘내가 알아야 할 뉴스보다 최신뉴스를 배열한다’고 답했다. 네이버가 최신뉴스를 배열하다보니 정작 주요한 뉴스를 놓친다는 응답도 42.5%에 달했다.

▲ 디자인=이우림 기자.
▲ 디자인=이우림 기자.
네이버 이용자들에게 네이버가 기득권층에 불리한 이슈를 배제한 배열을 하는지 묻자 동의한다는 응답(31.5%)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23%)보다 높게 나타났다. 네이버가 외압을 받지 않는다는데 동의하는지 묻는 문항에는 정치권(50.1%), 기업(46.9%), 특정단체·이익집단(45.2%) 순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포털이 언론이냐는 물음에는 팽팽한 결과가 나왔다. 언론이 맞다는 응답은 46.5%, 언론이 아니다라는 응답은 42.1%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은 네이버의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봤다. 네이버가 이슈 파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71.3%,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70.5%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42%는 자신의 의견형성에 네이버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61.6%는 네이버가 다른 사람의 의견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마켓링크가 3월27일부터 4월2일까지 214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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