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유니폼을 입고 고객을 만나지만 LG유플러스 소속이 아닌 노동자들이 직접 고용을 요구한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이하 지부)는 15일 조합원 투표 결과 94.79%의 조합원이 직접 고용을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부에는 초고속인터넷 및 IPTV 개통·AS, 해지, 민원처리 등의 업무를 하는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750여명이 소속돼 있다.

▲ 유료방송 설치 노동자가 전신주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희망연대노조 제공.
▲ 유료방송 설치 노동자가 전신주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희망연대노조 제공.

지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 본사는 지난 5월부터 다섯 차례 진행된 면담 과정에서 ‘직접고용 정규직화’ 요구를 거부하고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외주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자회사 수준의 복지와 성과급을 약속하고 원청이 참여하는 협력업체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개선안 수용과 직접고용투쟁을 놓고 11일부터 14일까지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다.

지부는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충격적이게도 원청이 내놓은 개선안의 내용은 ‘돈’”이라며 “노동조합은 ‘권리’를 요구했는데 LG는 돈을 쥐어주려고 한다. 돈과 권리를 맞바꿔서는 안 된다. 조합원 95%가 돈 말고 권리, 실리 말고 투쟁을 택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밝혔다.

간접고용이 만연했던 유료방송 업계에서 최근 들어 직접고용이 이어지고 있다. 딜라이브(씨앤앰)는 노사 합의에 따라 2016년부터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원청으로 직접고용했다. SK브로드밴드는 2017년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만들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했다. 유사한 고용구조를 갖춘 삼성전자서비스 업무를 해온 협력업체 노동자들 역시 최근 직접 고용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간접고용 구조를 고수한 것이다.

▲ 15일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지부가 조합원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직접고용 투쟁을 선포했다. 사진=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제공.
▲ 15일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지부가 조합원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직접고용 투쟁을 선포했다. 사진=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제공.

지부는 “(LG유플러스의 제안) 대부분은 원청 노무라인만 바뀌어도 휴지조각이 될 것들이고, 단체협약과 근로계약에 명시할 수 있는 내용은 단 하나도 없다”며 “임금체불, 퇴직금 먹튀, 안전공구 미지급으로 인한 사고, 상식 이하의 부당노동행위 및 단체협약 위반, 실적 압박 등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외주화로 인해 발생한 만큼 해법은 직접고용 정규직화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부 노동자들은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시달려왔다. 지난해에는 부천 서비스센터 소속 노동자가 작업 중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당시 안전장비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 협력업체 사측은 성과가 있어야 안전장비를 지급할 수 있다고 밝힌 메신저 대화 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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