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한수원)이 박근혜 정부 때 수명연장을 결정한 월성원전 1호기를 3년 만에 스스로 조기폐쇄키로 결정했다. 한수원은 경제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제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은 수명연장 결정 때도 나왔다.
한수원은 15일 오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천지원전·대진원전 건설사업을 종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정부가 에너지전환 로드맵(‘17.10.24)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17.12.29)을 통해 월성1호기 조기폐쇄 및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를 발표함에 따라 정부정책의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 이번 이사회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월성1호기는 후쿠시마 사고 및 경주 지진에 따른 강화된 규제환경과 최근의 낮은 운영 실적 등을 감안할 때 계속가동에 따른 경제성이 불확실하여 조기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규원전 백지화와 관련해 한수원은 부지매입이 약 19% 완료된 천지원전(영덕)은 지정고시 해제 후 환매 또는 공매 등의 방법으로 토지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월성원전 설계에 참여했던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조기폐쇄 결정한 건 잘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안전 이슈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경제성 문제로만 결론낸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월성1호기 수명연장이 잘못됐다는 1심 재판이 나온 것과 관련해 수명연장을 승인해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책임을 묻는 것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번 결정으로 그들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은홍 한수원 언론홍보1팀장은 “월성 1호기 연장 경제성 검토가 2009년부터 있었다. 그런데 (2011년) 후쿠시마 사태가 일어나 보완하면서 안전대책을 많이 반영했다. 그런데 2016년 경주대지진까지 발생해 2차, 3차로 안전 조치 강화하다 보니 비용이 계속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렇다 보니 가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2009년 당시 원전 이용률이 85%까지 계산됐으나 최근에는 57%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 기준 발전원가의 경우 120원이었으나 판매단가는 60원이 됐다. 적자 발전이 불가피해 월성 1호기가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니 부랴부랴 정부 눈치를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는 지적에 이 팀장은 “경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고 빨리 했다.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신규 원전을 중단했을 때 정부가 어떻게 해줄지 공식 의견을 받자마자 즉시 이사회를 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장 앞에는 한수원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월성1호기 조기폐쇄에 반대하며 팻말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조기폐쇄결정 금지 가처분신청도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