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에 이변은 없었다. 6. 13 지방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55.9%)는 2위 후보에 2배 이상 앞질렀다. 

변수는 누가 2위를 차지한 것인가였는데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21.2%)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18.8%)를 따돌렸다. 

안철수 후보는 양당제를 깨겠다면서 국민의당과 합쳐 바른미래당을 만들고 서울시장 후보에 나섰지만 초라한 성적표만 남았다.

특히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에게도 뒤진 출구조사대로 3위에 머물게 되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적어도 2위를 차지하면 바른미래당의 견제 역할이 주목받고 가능성을 봤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에게도 뒤지면서 그의 득표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을 상징하는 인물이며 대통령 선거 후보까지 지낸 안철수의 추락은 당 전체로 봤을 때도 치욕스런 결과다. 바른미래당은 선거 전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 여당 지지층의 과대 대표 경향성이 있다면서 안 후보가 본선에서 적어도 2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김문수 후보에 밀리면서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안 후보는 '7년 동안 바뀐 게 없다'며 박 후보의 서울시정을 비판하는 내용의 구호를 들었지만 김문수 후보의 구호와 차별성을 갖지 못했다. 

▲ 안철수 후보. 사진=미디어오늘 김현정 PD.
▲ 안철수 후보. 사진=미디어오늘 김현정 PD.

지지층 공략에도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후보 고정 지지층(대통령 선거 21.4% 득표)과 여권 실망층, 그리고 부동층을 합치면 2위를 넘어 박원순 후보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잘못된 전망에 불과했다.

안 후보의 득표 경쟁력을 믿고 당력을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했기에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신경 쓰지 못하고 당력을 낭비했다는 당 내부 비판도 예상된다. 

안 후보가 주장한 개혁적 보수 노선의 수정 요구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대표의 입장 발표에 따라 당내 갈등도 커질 수 있다. 

안철수 후보는 오후 8시경 당사에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키워야할지 이 시대 제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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