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우병우 만남 '진실공방'

경향신문이 어제(11일)에 이어 오늘(12일)도 '임종헌 우병우 만남'을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어제 1면과 3면 머리기사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양승태 대법원장이 상고법원을 강하게 밀어붙이던 2015년 7월31일 청와대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두 사람의 만남이 박근혜와 양승태의 핵심 측근 간 '직거래' 관련 새 증거라고 보도했다. 다만 경향신문은 임 전 실장이 최근 대법원 특별조사단에 출석해선 우병우 전 수석과 유착관계륵 강하게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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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생일케익을 받았다. 

어제 경향신문 보도에 이어 당사자인 임종헌 전 실장은 11일 오전 기자단에 "경향신문이 보도한 임 전 기조실장과 우 전 민정수석의 비밀회동은 전혀 사실과 다른 명백한 오보임을 알려 드린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경향신문은 오늘 12면에 기자단에 해명 문자를 보낸 임 전 실장이 자사 "보도의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임 전 실장에게 당시 청와대에서 우 전 민정수석을 만난 사실 자체가 없는 것인지, 만남의 목적 등이 보도와 다르다는 것인지 물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경향신문이 '2015년 7월31일'이라고 두 사람이 만난 날짜까지 적시한 이상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조선일보 기자들 열심히 뛰었지만

조선일보는 오늘 아침 1면 머리기사에 북미 정상회담 시간표를 가장 정확하게 밝혔다. 어제 밤 늦게까지 생방송으로 김정은의 심야 외출을 보도했던 jtbc조차도 우리보다 1시간 늦은 싱가포르 시간 때문에 혼돈스러워 했는데, 조선일보는 우리시간으로 오전 10시 트럼프-김정은 기념사진 촬영(10:00)과 단독회담 시작(10:15)과 확대회담 시작(11:00), 업무오찬(12:30), 트럼프 회견(17:00), 트럼프 출국(20:00)까지 확신을 갖고 명기했다.

또 조선일보는 성김 대사와 최선희 부상이 11일 오전과 오후, 밤까지 3차례 만났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언론이 11일 자정까지 두 사람이 오전과 오후 두 차례만 만났다고 보도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조선일보의 이런 확신이 종종 오보로 이어지지만 일선기자들의 치열함은 높이 사 줄만하다.

북한 경호원 "시간 안 간다" 툴툴대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 조선일보 김경필 특파원이 오늘 2면에 '김정은 호텔 北인사들, 사진에 민감... 휴대폰 든 기자 쫓겨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김 기자 본인도 사진기를 들고 잇다가 객실에 1시간 이상 '감금' 당했다고 썼다. 기사는 생생했다. 그러나 북한측 경호원들이 엘리베이터 앞까지 24시간 경호하면서 "시간 안 간다"고 툴툴댔다는 내용까지 굳이 작은 제목으로 담아야 했을까. 과유불급이다.

류근일, 트럼프 향해 "반인권 범죄자의 비밀금고만 채워주는 결과"

현장 취재기자야 그렇다쳐도 뒤에서 관전하는 류근일 조선일보 전 주필의 30면 기명칼럼의 결론은 섬뜩하다. 류근일 칼럼의 결론은 이렇다.

"김정은은 CVID를 할 생각도 없고 할 수도 없다. (중략) 거기다(북한) 돈을 퍼준다면 그건 밑 빠진 독에 불 붓기이고, 악의 공범 행위다. 반인륜, 반인권 범죄자의 비밀금고만 채워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트럼프 나쁜 거래 하면 대한민국만 낙동강 오리 알 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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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30면 류근일 칼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회담장을 박차고 나와 미국행 비행기에 당장 몸을 싣고 귀국하라고 호통친 셈이다. 류씨는 5.16 쿠데타 직후 서울대 학생시절 북한을 찬양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류씨는 2010년 49년만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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