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막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선거 이슈를 빨아들이며 경기지사 선거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후보와 과거 스캔들을 주장하는 배우 김부선씨가 지난 10일 KBS 뉴스 인터뷰에서 한 주장에도 이 후보는 “각종 마타도어, 흑색선전에도 국민을 믿고 공정세상으로 나아가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KBS는 이날 뉴스9 리포트에서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당사자가 마지막으로 입장을 밝히고 싶다고 해 알 권리 차원에서 인터뷰를 결정했고, 이재명 후보 측에도 반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부선씨는 KBS와 인터뷰에서 2007년 12월12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신의 사진은 이재명 후보가 당시에 찍어준 사진이 맞다고 재차 주장하며 “우리 집에 태우러 와서 이동하면서 바닷가 가서 사진 찍고 거기서 또 낙지를 먹고. 그때 이 분(이 후보) 카드로 밥값을 냈다”고 말했다.

▲ 지난 10일 KBS 뉴스9 리포트 갈무리.
▲ 지난 10일 KBS 뉴스9 리포트 갈무리.
KBS는 “하지만 (김씨는) 자신이 찍어줬다는 이 후보의 사진은 찾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왜 2010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쳐 이 후보와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고 말을 바꿨는지, 그 이유를 묻자 김씨는 “사실을 얘기하면 그 사람 매장되고, 진짜로 적폐세력들과 싸울 사람은 이재명밖에 없어 (사실이) 아니라고 해야 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또 오래전 휴대전화를 바꿔 이 후보와 만나던 2007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의 통화 내역이나 문자 메시지 등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게 거짓이면 나는 천벌 받을 거고 당장 구속돼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살아있는 증인”이라고 강조했다.

김씨의 이런 주장에 이재명 후보 측은 KBS에 별도의 반론을 내진 않았다. KBS는 이 후보 측이 “정치인은 억울한 게 있더라도 감수하고, 부덕의 소치로 견뎌내야 할 부분이 있다”며 “김 씨의 일방적 주장에 대한 대응과 반박은 후보나 유권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KBS 뉴스 시작 전 경기도 시흥 거리 유세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최근 자신을 둘러싼 스캔들 의혹을 “마타도어, 흑색선전”이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나는 오롯이 국민의 힘으로, 국민의 믿음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 지금도,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마타도어, 흑색선전, 음해에도 여러분 손 잡고 국민과 함께 공정한 세상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시흥 유세에서 이 후보와 함께한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이간질에 넘어가지 말고 이재명으로 하나로 뭉쳐달라”고 이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 만들어서 나간 세력들, 그 중 또 경기도지사 후보가 있지 않나. 그래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간질하는지 잘 안다”며 “우리는 두 번 다시 분열해서 문재인 정부에 힘 빼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 광역단체 중 가장 큰 경기도에서 이 후보가 실패하면 당의 힘이 빠지고 문재인 정부의 동력이 빠진다”고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지난 10일 시흥 배곧 롯데마트사거리 유세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가운데)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재명캠프 제공
지난 10일 시흥 배곧 롯데마트사거리 유세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가운데)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재명캠프 제공
반면 지난달 말 TV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문제를 제기한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는 11일 “배우 김부선씨의 증언으로 명명백백 진실이 밝혀졌다. 이 상태에서는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가 없다”해 계속 논란을 이어갔다.

김영환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그동안 국민을 속인 것에 대해 김부선씨와 국민에게 사과하고 즉각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 그가 만에 하나 당선된다 한들 이미 경기도정을 이끌어 갈 수는 없다. 도덕성이 무너지고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 공세를 가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가 계속 거짓말하면 제2, 제3의 증인과 또 다른 사실이 나올 것”이라며 “이 후보의 거짓말과 협박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과 친문세력까지 함께 힘을 합치는 기적 같은 좌우합작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전투표율 20% 넘겨 약속대로 머리를 파란색으로 염색한 민주당 여성의원 5명(유은혜·진선미·박경미·백혜련·이재정)을 빗대 “민주당 의원들이 파란머리로 염색했는데 나도 김부선씨가 거짓말이면 파란색으로 염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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