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양 정상이 예상보다 일찍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사실상 회담은 개최된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치 조간도 양 정상 만남을 기대하며 1면과 사설을 짰다. 1면 머리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다.

경향신문 “막 오른 ‘세기의 대화’”
국민일보 “‘평화의 임무’ ‘역사적 회담’… 담판만 남았다”
동아일보 “마침내, 마주 서다”
서울신문 “김정은과 트럼프, 단 한 번의 기회”
세계일보 “‘세기의 核담판’ 주사위는 던져졌다”
조선일보 “570m… ‘CVID 합의’ 마지막 진통”
중앙일보 “시진핑 전용기 타고 세상에 나온 김정은”
한겨레 “‘세기의 회담’ 막 올랐다”
한국일보 “세기의 核담판 막 오르다”

▲ 한겨레 11일치 1면. 사진에 비중을 둔 시원한 편집이 인상적이다.
▲ 한겨레 11일치 1면. 사진에 비중을 둔 시원한 편집이 인상적이다.
주요 언론들은 강도 높은 ‘비핵화’ 조치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요구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김 위원장 스스로 인정했듯 핵으로는 북한의 번영을 가져오지 못한다”며 “기회는 이번 한 번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를 무시해서는 북한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비핵화 이행 초기에 핵무기 해외 반출 같은 과감한 핵 포기 조치를 이뤄야 그 진정성을 인정받고 6·25 종전선언을 출발점으로 북·미 수교, 평화협정 체결로 이어지는 안전 보장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도 높은 비핵화 조치의 반대 급부는 미국이 북한 체제를 확실히 보장해주는 것이다. 주요 언론사 사설에는 이 부분이 빠져 있다.  

그나마 한겨레는 “두 나라가 서로 만족할 만한 합의에 도달하려면 두 정상이 모두 한걸음씩 양보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마음을 모아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고 평양의 대사관을 개설하는 문제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기대를 키운다”고 했다. 양쪽 모두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논조다.

경기도 강타한 ‘스캔들’

지난 10일 KBS ‘뉴스9’이 배우 김부선씨를 인터뷰했다. 김씨는 “제가 살아있는 증인”이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와 교제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두 차례 이 후보와 스캔들을 부인했던 것은 주변 설득과 이 후보의 협박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사실을 얘기하면 그 사람이 매장되고 진짜로 적폐 세력과 싸울 사람이 이재명 밖에 없다, (사실이) 아니라고 해야 된다(고 주변에서 말했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이 친구들인데 대마초 전과가 많으니 너 하나 엮어 집어넣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기 주장과 발언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더 이상 제가 숨길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다”며 “거짓이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결백함을 강조했다.

▲ 지난 10일 KBS ‘뉴스9’이 배우 김부선씨를 인터뷰했다. 사진=KBS
▲ 지난 10일 KBS ‘뉴스9’이 배우 김부선씨를 인터뷰했다. 사진=KBS
언론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선거 혼탁을 우려했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지지율 1위 후보의 도덕성을 면밀히 검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정책 대결은 한마디 없이 날마다 추문 들추기에 혈안인 야당 후보들도 한심하기는 도긴개긴”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신문은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계속 불거지는 데 ‘증거를 대라’거나 소송을 암시하는 이 후보의 오만함에도 1053만명인 경기도 유권자들은 이만저만 실망이 크지 않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일파만파 번진 의혹을 해소시키려고 노력해야 도리”라고 꼬집었다.

나꼼수 멤버 책임론도 제기

김기철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나꼼수’와 ‘이재명 스캔들’을 엮었다.

“‘나꼼수’ 멤버들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와 배우 김부선의 스캔들에도 개입했다. 김어준씨는 2010년 김부선씨 인터뷰로 스캔들을 처음 끄집어냈고, 주진우씨는 최근 공개된 녹음 파일에서 이재명 후보 처지에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중략) 김부선씨는 2016년엔 페이스북에 ‘김어준·주진우 두 분은 왜 침묵하시는지?’라는 글을 올린 적 있다.”

김 위원은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등 나꼼수 멤버들이 각각 SBS ‘블랙하우스’, MBC ‘스트레이트’, KBS 1라디오 ‘김용민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며 “나꼼수 멤버들의 방송 진출은 그(문재인 대통령 지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11일치 30면 만물상.
▲ 조선일보 11일치 30면 만물상.
김 위원은 “정치인과 여배우의 스캔들은 묻힐지도 모르나 ‘나꼼수’ 멤버들이 ‘정치 브로커’처럼 행동하면서 진실을 은폐하려 한 모습은 남을 것”이라며 “이들은 실제로는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언론인’이라고 한다. 방송들은 그렇게 대접한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정봉주 전 국회의원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김 총수는 2010년 11월 김씨와 인터뷰를 통해 스캔들을 끄집어낸 인물”이라고 했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는 지난 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의원이 김부선씨와 함께한 술자리에서 그 얘기(스캔들)가 나왔더라”며 “정 전 의원이 이재명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통화했기 때문에 내용을 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공개된 김부선씨의 통화 녹취에 등장하는 주진우 시사IN 기자의 경우 본인이 이 후보 편에서 합의를 종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지난 4일 미디어오늘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확한 의혹 해소를 위해 주 기자나 김어준씨 등이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주 기자가 진행하는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게시판에는 “지금 침묵하는 건 공정성이 없어 보인다. 쌓아놓은 거 다 까먹으시네”, “주진우님 하차 부탁드립니다”, “주진우는 하차하라!” 등 주 기자 하차를 요구하거나 비판하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왔다. 반면 “주진우 기자님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등 응원의 메시지도 있었다.

▲ 조선일보 11일치 30면. 이회창 특별기고.
▲ 조선일보 11일치 30면. 이회창 특별기고.
이회창 “김명수, 사법부 갈등 더 악화시킬까 우려”

보수 진영을 대표했던 이회창씨(전 대법관)가 조선일보에 특별 기고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을 두고 사법부 안에서 신·구 판사 간 갈등이 커진 것과 관련해서다.

이씨는 “대법관회의에서 그동안 조사단 조사 결과와 그 밖에 더 필요한 조사가 있다면 이것까지 보태서 이 사안을 철저히 검토한 후, 만일 불법 사실이 인정되면 검찰 수사 등 의법 조치를 해야 하고 불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 점을 분명히 해 이 파동을 종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겨냥해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최고 판단 기구인 대법관회의를 제쳐놓고 사법발전위원회 등 자문 기구의 의견을 들어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것이 사법부 내의 갈등과 대립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씨는 “법관은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공명정대하고 청렴결백한 마음으로 오로지 정의를 찾아 선언하는 일에 매달려야 한다. 무슨 연구회니 무슨 모임이니 하면서 법관들 사이에 갈등이 조장되고 개혁이란 이름으로 신·구 대법원장 체제가 다투는 것 같은 모습은 ‘정의의 판단자’에 걸맞지 않다”면서 보수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씨는 “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거 청산이니 적폐 청산이니 하며 정치 보복을 일삼아온 정치권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라며 “정의를 추구하는 사법부가 정치권을 따라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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