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J’ 취재진이 지난 7일 YTN 오보 경위 취재차 YTN을 방문해 보도 책임자들을 취재하자 YTN이 민형사 소송을 시사했다.

YTN은 8일 KBS에 공문을 보내 “불법 행위” 사과와 함께 방송금지를 요구했다. YTN 오보 책임자들도 KBS 취재에 “취재 윤리 위반”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사측은 ‘무단침입’ 등을 주장하며 불법 행위를 운운하는데 KBS 취재진은 이 건을 취재하면서 나를 인터뷰한 뒤 YTN 오보 경위 파악을 위해 담당자들을 정상적으로 취재하고자 했다. 이 건을 문제 삼는다면 앞으로 YTN은 어떻게 취재 행위를 할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자유를 YTN 스스로 옥죄고 있다는 비판이다.

송수진 기자 등 KBS 취재진은 지난 7일 오후 YTN의 ‘김경수 압수수색 오보’ 경위 취재를 위해 서울 상암동 YTN 사옥을 찾았다.

YTN은 지난 4월19일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 수사당국이 당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압수수색한다는 속보(“[속보] 수사당국, 김경수 의원실 압수수색”)를 띄웠다. 물론 이는 오보였고 이후 논란을 불렀다.

박 지부장 인솔에 YTN 사옥에 들어선 KBS 취재진 4명은 노조 사무실에서 박 지부장 인터뷰를 마친 뒤 해당 보도 책임자들을 취재하고자 했다. 오보 책임자로 취재 대상이 된 YTN 관계자들은 “사무실에서 나가라”, “초상권 침해다”라며 취재를 거부하고 자리를 피했다.

상황을 전달 받은 YTN 홍보팀과 경영지원실 관계자들은 “사전 협의도 없었고 목적에 맞지 않는 취재”라며 KBS 취재진에 철수를 요청했다. 

그러나 KBS 취재진은 앞서 YTN 관계자들에게 취재 요청을 여러 차례 했고 특히 최아무개 기자(부장)로부터는 인터뷰실로 가 있으라는 이야기까지 듣고 30분 이상 현장에서 기다렸다는 입장이다. KBS 취재진 입장에선 직접 YTN 인사들을 마주해야 할 필요성이 있던 취재라는 것. 

▲ 지난 4월19일 YTN은 민간인 여론조작 사건인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 수사당국이 당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압수수색한다는 속보(“[속보] 수사당국, 김경수 의원실 압수수색”)를 띄웠다. 물론 이는 논란을 크게 부른 오보였다. 사진=YTN
▲ 지난 4월19일 YTN은 민간인 여론조작 사건인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 수사당국이 당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압수수색한다는 속보(“[속보] 수사당국, 김경수 의원실 압수수색”)를 띄웠다. 물론 이는 논란을 크게 부른 오보였다. 사진=YTN
이와 관련해 최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최 기자는 김경수 압수수색 오보뿐 아니라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출국금지 오보로 사내에서 ‘경고’ 징계를 받았다.

취재 대상이 된 YTN 인사들은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8일 “취재 윤리 위반 아닌가”라며 “인터뷰를 공식적으로 허락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댔다. KBS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무단으로 취재하고 카메라를 들이민 것에 분노하는 분위기다.

YTN 사측은 8일 KBS 시사제작국에 공문을 보내 항의했다. YTN 측은 “정식 출입증을 발급받지 않고 당사에 머물렀다”, “무단으로 방문해 근무 중이던 오아무개 부장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인터뷰를 종용했다”, “불법 취재 직후 당사 3층 보도국을 무단 방문해 업무 중이던 최아무개 부장에게 일방적으로 취재를 시도했다”, “YTN 플러스를 무단으로 방문해 다짜고짜 황아무개 본부장 사무실에 들어가 취재에 응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며 KBS의 공식 사과와 방송금지를 요구했다. 

YTN 측은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KBS와 취재진을 대상으로 불가피하게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YTN이 공문에 적시한 혐의는 현주건조물 침입죄, 업무방해죄, 명예훼손죄 등이다. 또 민사상 초상권 침해, 음성권 침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박진수 지부장은 “공식적인 절차를 왜 안 밟았냐고 항의할 순 있다. 그러나 이걸 ‘무단침입’으로 간주하고 민형사상 압박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언론자유를 스스로 위축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 송 기자도 “내부적으로 일단락된 사안이라면서도, 공식적으로 (보도 경위에 대해) 확인은 해주지 않고 다짜고짜 방송을 내보내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게 과연 언론사다운 모습인지 의문”이라며 “민형사 소송을 운운한 것은 방송하지 말라는 암묵적 협박이다. (YTN 보도 책임자들은) 자기가 쓴 기사에 왜 당당하지 못하고 회사 그늘에 숨어 ‘회사에 물어보라’고만 하는지 또 나가라고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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