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통신사 AFP의 한 기자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한반도의 영구분단을 바라냐”고 질문했다. 7일 서울외신기자 클럽 간담회에서 홍 대표가 통일을 하려면 2100조 원이라는 비용이 든다고 말한 뒤 나온 질문이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 클럽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미북정상회담에서 반드시 북핵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가 약속돼야하고, 종전선언이 이뤄지는 것을 반대한다. 종전선언은 완전한 비핵화의 달성 이후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홍 대표는 “북핵이 폐기되지 않는 한 남북경제협력은 할 수 없다”며 “서독이 동독에 투자한 돈이 1600조라고 들었고, 포츈(Fortune)지에서 남북통일비용이 2100조라는 계산을 봤다. 그 돈을 부담할 능력이 대한민국에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고, 북이 비핵화를 하기 전 남북경제협력을 앞세우는 것은 선후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 클럽 간담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 클럽 간담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에 AFP의 기자는 “통일 비용이 거대하다고 말했는데, 홍 대표의 생각은 통일이 불합리하고, 한반도 영구분단을 받아들인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느냐”고 질문했다.

홍 대표는 이 질문에 “한반도 영구분단을 바라는 국민은 단 한 명도 없다”며 “문재인 정권은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는데 연방제는 북은 공산주의, 남은 민주주의를 하자는 건데 그런 모습의 통일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자유민주주의로 통일을 하는 것이 맞고, 통일 비용 때문에 통일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국민은 극소수”라고 덧붙였다.

이날 외신기자 클럽 간담회에서는 북미정상회담 질문이 주를 이뤘고, 국내정치 관련 질문도 나왔다. 한 일본 외신 기자는 홍 대표가 최근 지방선거 유세를 그만둔 것을 두고 “선거에 이기기 위해 유세를 그만뒀다는 논리가 이해가 안 가는데 제대로 설명해 달라”고 질문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지금 출범한지 1년 됐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의 반대편에 선 상징적 인물인 홍준표가 나서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결구도로 몰고 가면 선거를 이기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홍 대표는 “그러나 우리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각 지역 민주당 후보들과 비교해보면 인물상으로는 비교우위에 있어서, 발을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 7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주최의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말을 듣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7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주최의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말을 듣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홍 대표는 조만간 다시 지방선거 유세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지금 각 지역에서 유세요청이 오는 지역도 많아서 지역별로 다시 검토를 해보고, 어떤 식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강연재 자유한국당 서울 노원병 재보궐선거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홍준표 대표가 노원으로 오셔서 현장 이야기를 들어달라”며 유세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는 홍 대표의 모두발언 이후 5~6명의 외신기자들이 돌아가면서 질문을 했다. 그러나 질문이 많이 나오지 않아 간담회 사회자가 질문이 적다며 일본 측에서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추가로 했다. 홍 대표는 “나는 내 아버지가 일제강점기에 징용에 끌려갔다가 살아서 돌아오기도 했고, 일본제국주의가 한국에 저지른 만행을 듣고 자란 사람이지만 한일관계는 과거에 얽매여선 안된다”고 답했다.

한 외신기자는 간담회가 끝난 후 미디어오늘에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에 외신기자들의 눈이 쏠려있어서 국내정치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라, 참석자 자체가 적었고 질문이 많이 나오지 않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동시통역을 해 시간이 압축적으로 사용된 것을 생각하면 다른 간담회와 비교해 질문이 특별히 적거나 한 건 아니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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