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가 기존 사옥부지 개발을 본격화한다. MBC가 내달 여의도 방송센터 부지 매각 계약을 앞둔 가운데 KBS는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연구동 부지에 미래방송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MBC는 대지면적 1만7795㎡에 달하는 여의도 방송센터 부지를 약 6000억 원에 매각한다.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난 17일 여의도 부지 처분을 의결한 가운데 MBC는 오는 31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내달 7일 여의도 MBC부지 복합개발PFV(project financing vehicle)와 최종계약을 체결한다. 여의도 부지 PFV는 신영·NH투자증권·GS건설 등으로 구성돼있다.

MBC는 지주공동개발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으로 임대수익을 노린다. 부지 매각 뒤 업무시설을 약 2800억 원에 사들여 완공 뒤 5년 동안 700억 원 대 임대차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여의도 부지에 들어설 복합단지는 지하 6층에서 지상 49층 규모로 아파트, 오피스텔, 오피스(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 MBC 구 여의도 방송센터(위)와 향후 건립 예정인 KBS 미래방송센터 조감도. 사진=MBC·KBS
▲ MBC 구 여의도 방송센터(위)와 향후 건립 예정인 KBS 미래방송센터 조감도.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KBS

KBS는 신사옥인 미래방송센터 건립을 앞두고 예산확보 방안을 고심 중이다. KBS 신사옥 부지는 신관 옆 연구동을 비롯한 여의도 일대 9만1874㎡ 규모다. KBS는 미래방송센터를 건립한 뒤 보도국 등을 이전해 새로운 뉴스 제작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상파 UHD 전환 완료 시점인 2027년까지 관련 인프라를 마련키로 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미래방송센터는 내년 상반기 기존 연구동 건물 철거를 시작으로 2022년 완공된다. 황상길 KBS 미래방송센터 건설단장은 “팀장급 직원들로 구성된 사내 설계자문위원회가 있는데 (사장 교체 이후) 소속 직원들이 많이 바뀌었다. 우선 공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의견수렴도 하고 있다. 지난 28일 사내 부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고,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이경호·새노조)가 요청한 설명회도 30일 오전 진행한다.

새노조는 미래방송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면서도 예산확보 방안에 타당성과 현실성을 검증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래방송센터 건립에 필요한 비용은 최소 3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이경호 새노조 위원장은 미디어오늘에 “연구동 건물이 너무 낡고 이대로 두는 것도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미래방송센터를 짓는다는 방향성에는 동의한다. 다만 지금 당장 재원이 있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KBS가 밝힌 예산확보 방안은 KBS가 보유한 주식(스카이라이프 등)과 송·중계소 등 유휴 부동산 매각, 정부가 KBS에 지급해야 할 미납자본금 출자 요청 등이다. 임병걸 KBS 미래사업본부장은 “한 번에 모든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있다”며 “더 이상 연구동을 방치할 수는 없어서 예산확보 방안을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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