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 미투 관련 보도가 미투 운동에 기여했지만 선정적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홍주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지난 26일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미투 운동에 나타난 방송보도의 선정성을 연구해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반면 또 다른 학자는 오히려 JTBC의 보도형식이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 미투운동에 기여했다고 반박했다.

홍 교수는 서지현 검사가 JTBC와 인터뷰한 1월29일부터 4월5일까지 지상파 3사(KBS·MBC·SBS)와 종편 4사(TV조선·JTBC·채널A·MBN)가 미투 보도를 어떻게 했는지 헤드라인과 본문 네트워크 분석을 진행했다.

홍 교수는 지상파는 스트레이트 기사 비중이 높았지만 종편에선 스토리텔링 보도가 많아 감정에 호소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종편은 피해 상황, 피해자의 심경, 가해자가 한 말이나 행동 등 성폭행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안희정 전 지사 비난, 주변인 인터뷰를 더 선정적으로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 교수는 지난 3월5일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의 인터뷰에 주목했다. 홍 교수는 “18분 18초간 진행한 김씨 인터뷰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묘사해 스토리텔링이 이뤄졌고 감성적인 표현을 써 날 것 그대로 보여줬다”며 “김씨의 답이 나올 때까지 몰입하게 되고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선정적이었다”고 지적했다.

▲ 지난 3월5일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 지난 3월5일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반면 미투 방송보도의 평가기준이 달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수영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연구교수는 “지상파는 전통 뉴스포맷인데 여기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갈증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게 JTBC뉴스의 스토리텔링 형식 보도”라며 “이 연구에선 감정을 건드렸기 때문에 선정적이라고 평가를 했는데 과연 기승전결이 있는 심층보도가 나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취재원 입장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선 지상파가 아닌 JTBC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서 검사와 김씨의 인터뷰가 편집을 거친 뒤 전파를 탔다면 하고 싶었던 말이 생략될 가능성이 있다.

정 교수는 “(JTBC가 날 것 그대로를) 깊이 있게 전해 시청자의 감정을 건드렸기 때문에 미투 운동의 본질인 공감이 나온 것”이라며 “미투·위드유가 나오기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방송보도를 비평하는 방식이 다른 주제와 달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홍 교수는 “미투 운동의 배경, 전통 뉴스 포맷과 스토리텔링 방식을 추가적으로 분석하겠다”며 이 같은 지적에 일부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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