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를 끼쳐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폭행과 상해를 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이사장은 28일 오전 10시경 서울지방경찰청에 도착한 뒤 포토라인 앞에 섰다. 대한항공 땅콩 갑질 논란 이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까지 세 모녀가 모두 포토라인 앞에 섰다. 기자들은 이 이사장의 직원 폭행 혐의를 물었고, 이 이사장은 연신 ‘죄송하다’라는 말과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혐의에는 구체적 대답을 하지 않았다.  

▲ 5월28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명희 이사장과 질문 중인 기자들. 사진=김현정 PD
▲ 5월28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명희 이사장과 질문 중인 기자들. 사진=김현정 PD

지난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 소환 때 두 사람 다 약 1분30초 정도 질의응답하고 자리를 뜬 것과 비교해 이명희 이사장은 2분40초 정도 조금 더 길게 포토라인에 머물렀다. 주로 이 이사장의 폭행 혐의 인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는데 이번 질의응답에서는 유독 침묵이 길게 이어진 것이 눈에 띄었다. 기자들이 한 질문 중 죄송하다는 말 이외에 다른 할 말이 있는지, 상습 폭행을 인정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2~3번씩 반복되기도 했다. 이에 이 이사장은 죄송하다는 말을 7번,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을 5번 하고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리를 떴다. 

앞서 21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이사장을 폭행·상해 등 혐의로 소환한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 이사장은 2014년 그랜드 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이하 하얏트 웨스트타워) 공사 현장에서 한 여성 직원에게 격렬하게 삿대질 하며 몸을 강압적으로 밀고 당기는 폭력을 행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이날 정의당과 민중당, 일부 단체는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이 이사장과 대한항공 총수 일가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이 이사장의 엄벌을 촉구했다.

▲ 서울지방경찰청 앞 이명희 이사장의 구속 수사 촉구 기자회견 중인 민중당 당원들 사진=김현정 PD
▲ 서울지방경찰청 앞 이명희 이사장의 구속 수사 촉구 기자회견 중인 민중당 당원들 사진=김현정 PD

민중당은 ‘조씨 일가 긴급체포 구속 수사’‘재벌체제 해체하라’ 등의 피켓, “구속 수사를 진행하라” 구호와 함께 이 이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얼굴 모양의 가면을 쓰고 이 이사장이 가위, 화분 같은 흉기가 될 물건을 던진 행동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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