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시장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언론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단일화에 불을 지피지만,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2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참석해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 질문에 “유권자가 판단해 줄 것”이라며 “나야말로 박원순 후보와 붙어 이길 유일한 후보다. 김 후보는 확장성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절대 못 이긴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로 단일화된다면 과거 서울시장과 과거 경기지사 간 과거 대 과거 대결이 돼 버린다. 내가 유일하게 과거 대 미래의 구도를 만들 수 있고, 미래를 위한 서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지방선거 이후 한국당과 합당 가능성과 관련해선 “난 지난 7년간 정치할 때 ‘새정치’라고 불렸지만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와 싸우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고 시작했다”며 “일관되게 기득권 양 당과 싸우면서 양쪽으로부터 모두 공격을 받아 힘들었지만 내 정치적 목표와 신념에 따라 이 길을 이탈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김문수 후보도 “안 후보와 단일화는 생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난 후보 단일화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안 후보 측에서 ‘김문수가 자신이 없으니까 관둔다’는 식의 이런 보도가 나오는 거 보니까 내 뜻과도 달라 오해를 낳고 악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단일화는 일단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두 후보가 단일화를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동안 박원순 후보는 최대 경쟁 상대를 자신이라고 하면서 보수 단일화 후보를 신경 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박 후보는 앞서 17일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난 늘 선거는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과거와 함께 시민에게 판단 받는 거로 생각한다”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경쟁 후보가 아니라 나 자신”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 후보는 서울시의 실업률이 IMF 이후 가장 높고 시민단체 출신 박 시장 측근 인사들을 이른바 ‘6층 외인부대’라고 지칭하며 시정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박 후보 재임 7년 동안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하며 서울에 일자리가 20만 개나 줄었고, 폐업하는 가게도 매년 늘고 있다”며 “미세먼지 잡으려고 150억 원 예산을 먼지처럼 흩날렸지만 미세먼지는 나빠졌고, 강력범죄 수는 늘어 안전하지가 않다. 국제 경쟁력도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그 중심엔 소위 6층 외인부대가 자리 잡고 있는데 박 후보 측근 시민단체 사람들이 어쩌다 공무원 돼 옥상 옥처럼 모든 서울시 행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다 8명의 공무원이 자살했고 그들의 편지로 6층 사람들의 정체가 드러났다. 민주당이 다수인 의회에서 전혀 견제를 받지 않아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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