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조선경제아이)가 지난 2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매체 설명회를 열고 비전과 운영 원칙 및 광고 상품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조선일보는 조선비즈 주식 50%를 소유하고 있다. 

조선미디어그룹의 디지털뉴스 부문을 운영하는 조선비즈는 “24시간 매체”를 선언했다. 24시간 동안 온·오프라인을 활성화해 콘텐츠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겠다는 선언이지만 기자들의 근로조건과 직결되는 문제라 내부에서 제기되는 불만은 앞으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매체 설명회에서 방준오 조선비즈 대표는 “조선일보가 종이신문 시장에서 정도(正道)를 걸으며 최고의 신문에 오른 것처럼 조선비즈도 조선미디어그룹의 디지털 중심축으로서 기본에 충실하고 올바른 길을 통해 최고의 디지털 매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방준오 대표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장남이다. 이 행사에는 정계, 재계, 정부 부처 관계자 등 각 분야 리더 및 홍보 담당 임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조선비즈가 지향하는 방향은 크게 △원 플랫폼 원 DB(데이터베이스) △24시간 매체로의 변신 등이다. 먼저 ‘원 플랫폼 원 DB’ 원칙은 PC로 보는 조선일보 인터넷사이트(www.chosun.com)와 모바일 기기로 보는 앱, 그리고 모바일웹 서비스가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작동하며 회원DB는 물론 콘텐츠DB도 하나로 운영되는 것을 말한다. 조선일보는 지난 25일 사보를 통해 “2020년 창간 100주년을 맞는 조선미디어 그룹의 향후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디지털 부문의 기초 작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서울 중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 서울 중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이를 위해 조선비즈 측은 그동안 조선닷컴 브랜드를 사용하면서도 독자적인 서버를 이용해 시너지 효과가 부족했던 수백 개의 조선미디어 그룹의 디지털 서비스를 정비하고 통폐합하기로 했다. 

디지털뉴스 부문(news. chosun.com), 전문 영역 부문(버티컬 영역), 독자와 소통하는 부문(CRM·이벤트 등), 신규 사업 부문(뉴스전용 디바이스 운영 등) 등으로 묶어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제공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조선비즈 측은 △모바일에서 기사를 읽어주는 오디오 서비스 강화 △인공지능 스피커와 연계해 독자가 원하는 기사를 스스로 검색해 들려주는 서비스 개시 △올해 말 동영상과 오디오 서비스까지 가능한 태블릿PC 형태의 전용 디바이스 출범 등을 제시했다.

조선비츠 측은 ‘조간 신문에서 24시간 매체로의 변화’와 관련해 “새벽과 오전에는 당일 조간 중심으로 신문 기사를 유통하고 오전과 오후에는 뉴스 주력 시간대로 운영, 저녁부터 새벽까지는 미니 편집국 체제로 뉴스에 대응하고 있다”며 “정치·사회 분야까지 망라하는 종합 매체로서 하루 6회 톱뉴스를 교체하며 독자들에게 최신 뉴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회사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조선비즈 기자들은 높아지는 업무 강도에 적지 않은 불만을 갖고 있다. 조선비즈 구성원들은 지난 3월 △의미 없는 기사 지시로 인해 더해진 업무 강도 △과도한 북한 이슈에 대한 집착 △조선비즈 기자인지 조선일보 기자인지 조선닷컴 기자인지 등 정체성 혼란 △회사의 인력 및 지원 부족 △조선일보 기자들과의 처우 차이 등의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지난달 조선일보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조선 뉴스앱 쓰는 사람있음?”이라며 자사 미디어 전략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오기도 했다. 이 게시자는 “남들은 우리 뉴스 갖다 쓰면서 서비스를 예쁘고 편하게 만들어 손님을 끄는데 정작 우리는 뉴스 만들면서 우리 것도 제대로 활용 못하고 있으니 손님이 올 리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또 비슷한 시기 “BCG(보스턴컨설팅그룹)한테 컨설팅 사기 당한 것 아닌가요”라는 글도 올라왔다. 이 게시자는 “조선비즈 이하 디지털전략실 등 조선일보 디지털 관련 부서들이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게 있느냐”며 “방준오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며 BCG한테 거액의 컨설팅 비용까지 지불했다던데 이거 컨설팅업체한테 사기 당한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는 BCG 컨설팅을 중심으로 진행된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에 대한 반발로 해당 게시글에는 “존재감만 보여주기 위한 일들만 하려면 존속 이유가 있느냐”며 “내부에 늙은 월급 루팡들만 천국인 회사”라고 비판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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