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차 남북정상회담을 “김정은이 곤경 처한 문재인 대통령을 구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회담이 아무런 내용이 없다.  외교참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북의 김정은이 곤경에 처한 문재인 대통령 구해준 것이 이번 깜짝 회담”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대표는 “북한이 이처럼 다급하게 회담에 나선 것은 북핵폐기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의지와 중국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결국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과 제재만이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 홍준표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4.27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홍준표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4.27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홍준표 대표는 “합의문에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모호한 표현의 반복 외에는 북핵폐기와 관련된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요청한 7대 원칙에 따라 완전하고 영구적인 북핵폐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지켜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했다.

그는 “저나 자유한국당은 누구보다도 한반도의 평화를 바란다. 그러나 북한 핵무기 그대로 놔두고는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한다고 해도 진정한 평화를 이뤄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의 발언은 지난 1차 정상회담 때와 같은 인식을 보여준다. 당시 홍 대표는 “북핵 폐기 문제에 단 한 걸음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완전한 북핵폐기가 되지 않는다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전환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협상에 앞서 무조건적인 북핵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받는다. 미국에 무조건적인 북핵 폐기를 요구하라는 주장은 다양한 조건을 두고 협상을 해야 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입장에서 운신의 폭을 줄이게 된다. 미국이 리비아식 핵 폐기가 아닌 트럼프식 핵 폐기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홍준표 대표와 상반된 인식을 드러냈다. 추미애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신뢰를 강조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만나고 싶다고 했을 때 즉각 만나 대화했다”며 “역사적 전환기를 만들려는 정상 간 만남으로, 신뢰는 이렇게 쌓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추미애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6·12 정상회담이 없다고 하니 웃는 사람이 생겼다. 이런 사람들은 나라가 진정으로 안보 위기에 빠지면 외국으로 도망갈 사람들”이라며 보수정당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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