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세월호 희화화 장면으로 논란이 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제작진을 징계조치했다. 전참시 진상조사위원회 징계요청에 따라 지난 23일 열린 인사위원회 결과 권석 예능본부장 감봉 6개월, 최윤정 CP 감봉 2개월, 강성아 PD 감봉 3개월, 문제 장면을 편집한 조연출은 정직 1개월이 결정됐다.

MBC는 징계 처분을 받은 제작진을 경질키로 결정했다. MBC는 24일 “담당 부장과 연출, 사건 발생 직후부터 제작팀에서 배제됐던 조연출 등 3인은 전참시 제작에서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5일자 전참시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MBC 뉴스 앵커멘트 화면에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을 합성한 화면이 전파를 탔다. 어묵을 먹던 이씨가 매니저에게 남성 쉐프를 소개해 달라고 한 장면에 이어 웃음 요소로 들어간 화면이다. 세 컷의 속보 화면 중 중간에 들어간 화면을 제외한 두 컷이 세월호 속보로 드러났다. ‘어묵’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이용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조롱할 때 사용한 표현이라서, 제작진을 향해 비판과 ‘일베’ 의혹이 제기됐다.

진상조사위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제 부분을 편집한 조연출이 뉴스 장면에 세월호 속보가 포함됐음을 인지했으나, 희생자와 가족을 조롱하려는 고의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조연출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어묵’ 의미를 몰랐다고 진술했고, 조연출 SNS와 일부 제작진 휴대전화 카톡 대화 등을 분석한 결과 특이 사항이 없었다는 것이다.

▲ MBC는 16일 서울 상암 MB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세월호 뉴스가 웃음 요소로 사용된 경위를 밝혔다. 사진=MBC
▲ MBC는 16일 서울 상암 MB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세월호 뉴스가 웃음 요소로 사용된 경위를 밝혔다. 사진=MBC

조사위는 다만 “사건의 본질적인 부분은 웃음을 전하는 프로그램에서 사회적 참사를 다룬 뉴스를 사용하고자 했다는 점”이라며 방송윤리를 훼손한 조연출과 실무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조사위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사회적 참사나 대형 사건, 사고 등의 자료 사용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및 가이드라인 보완 등을 내놨다.

진상조사위 발표에도 비난 여론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유행에 민감해야 할 지상파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이 ‘어묵’ 표현 등을 모를 수 있었느냐는 의문이 이어졌다. 지난 기자간담회에서도 고의성 입증 근거를 묻는 기자들 질문이 수차례 이어졌다.

MBC는 24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인권 감수성을 높이고 방송인으로서의 윤리의식 강화를 위해 예능, 드라마, 시사교양 제작 PD들을 대상으로 회사 차원의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MBC는 “사회 공동체 현안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히고 지상파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사명감과 공영적 마인드를 조직문화에 굳건하게 구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지난 17일 전참시에 역대 지상파 최고수위 제재인 과징금 처분을 의결했다.

기존 제작진이 경질됨에 따라 전참시는 새 연출진이 구성된 뒤 출연자들과 상의해 방송재개 시점 등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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