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년째 공석이었던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강은경 한국예술종합학교 전 교수를 새 대표로 맞았다. 강은경 대표는 취임 두 달을 맞아 2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서울시향을 시민들이 ‘살아 숨 쉬는 시향’으로 느낄 만한 오케스트라로 만들겠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오늘(24일) 23면에 강 대표 간담회를 “나는 정경화가 되고 싶었던 서울시향 키즈”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강 대표에겐 늘 법학박사 출신 음악인이란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예원학교에서 정경화처럼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서울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법정책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법학박사 출신의 서울시향 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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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3면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는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정경화의 남동생 정명훈을 둘러싼 갈등으로 혼란스러운 서울시향을 바로 세우는 중책을 맡았다. 조선일보가 강은경 대표를 인터뷰한 반면 중앙일보는 같은 문화면(21면)에 강 대표의 우상이었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를 인터뷰했다.

중앙일보는 33번째 앨범을 내고 다음 달 독주회를 준비하는 정경화를 ‘70세 정경화 “지금도 낑낑댄다, 때려치울까 생각한다”’는 제목으로 만났다. ‘바이올린 소리잡기 한평생’이란 문패를 단 이 기사는 나이 일흔에도 지구상에 하나뿐인 자기만의 스타일을 연마하는 정경화를 조명했다. 이 땅에서 잠시나마 클래식 음악가를 꿈꾸며 10대를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경화 정명훈을 모델로 떠올린다. 언론은 늘 정씨 오누이를 ‘음악신동’으로 불렀다. 그 음악신동이 70살, 65살 노인이 됐다.

음악신동 오누이는 지난 50년 동안 여러 사람 입에 오르내렸다. 이승만부터 전두환까지 33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며 외무부장관만 2번을 지낸 고 김용식씨가 87년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희망과 도전’을 묶어 펴낸 회고록에도 정씨 오누이 얘기가 한 토막 나온다. 김씨가 1964년 5월 유엔대사로 임명돼 다시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이야기다. 당시 항공편은 뉴욕까지 직항로가 없어 미국 북서부 관문도시 시애틀을 반드시 경유해서 가야 했다.

“1964년 6월 나는 가족과 함께 김포를 출발했다. 나는 해방 전 미국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상륙한 항구가 시애틀이었다. 이번에도 그 시애틀의 그 식당 여주인은 나를 알아보고 친절하게 자동차를 내서 시내관광을 시켜 주었다. 그 중년의 여주인은 미국 와서 식당하면서 아이들 공부시켰다. 4년 뒤 그 여주인은 뉴욕 카네기홀에서 내게 전화했다. 그 여주인이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정명화, 정명훈의 어머니다.”

중앙일보_70세 정경화 “지금도 낑낑댄다, 때려치울까 생각한다”_20180524.png
중앙일보 21면

늘 성공신화 뒤엔 이런 억척 어머니가 있다. 뭘 하듯 웃고 즐기면서 전공을 살리기엔 70년 동안 한국은 너무 빨리빨리만 달려왔다. 어쩌면 언론이 이런 성공신화를 부추겨 온 건 아닌지 모르겠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법학박사가 ‘평범한 시민들’의 정서를 얼마나 헤아릴지 벌써 걱정부터 앞선다.

넥센 두 선수 성폭행 혐의... 26일 2차 집회

넥센 구단의 박동원, 조상우 두 선수가 성폭행 혐의로 조사중이란 보도가 오늘(24일)자 조간신문 사회면을 대부분 장식했다. 가장 비중있게 보도한 신문은 경향신문이었다. 경향은 이 사건을 13면 머리기사로 실었다. 중앙일보는 3단, 조선일보는 2단 기사로 실었다.

국민일보는 10면에 ‘정부, 몰카에 무대책... 들끓는 여심 2차 시위 예고’란 제목의 사회면 기사에서 지난주 대학로 1차 집회에 이어 오는 26일 청계천에서 2차 규탄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전했다.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장이 21일 청와대 SNS방에 출연해 몰카 판매에 답변을 내놨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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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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