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노조(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삼성 측이 금속노조 간부에게 금전적 대가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전한 JTBC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지회장 라두식)는 23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 “JTBC가 보도를 강행한 데에 유감”이라며 “대가성 선정이라는 의혹은 당시 지회의 논의과정을  무시한 입장이며 지회의 주동적인 의사결정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 지난 5월22일 JTBC “삼성, 노조 무력화 위해…상급단체 간부 ‘포섭’ 정황” 보도 갈무리
▲ 지난 5월22일 JTBC “삼성, 노조 무력화 위해…상급단체 간부 ‘포섭’ 정황” 보도 갈무리
JTBC는 지난 22일 “삼성, 노조 무력화 위해 … 상급단체 간부 포섭 정황”이라는 저녁 뉴스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파괴 혐의를 수사하는 검찰이 2014년 7월 말 사측과 금속노조 간부 A씨 사이에 대가가 오고 간 정황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JTBC는 검찰이 확보한 사측과 A씨와 면담 문건에 ‘삼성 측이 A씨에게 기준 단협 날인을 독려했고 A씨 아내가 운영하는 심리상담소와 계약을 맺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JTBC는 “A씨 아내의 심리 상담 업체는 삼성전자 서비스 전국 100여 개의 협력업체 직원들의 심리 상담을 맡아 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이 지급한 돈은 연간 1억 3000만 원, 올해까지 모두 5억 원 가량”이라며 “검찰은 실제로 A씨에 대한 포섭이 이뤄졌는지, 또 문건 내용에 따라 계약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회는 해당 상담소와 계약은 지회가 독자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지회는 “당시 삼성 측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34.8%(응답자 880명)가 최근 1년 새 자살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고 실제 자살 시도를 한 응답자는 4.5%였다”며 “조합원에 대한 심리치료와 함께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비조합원들까지 포괄하는 상담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회는 단협 체결 이후 3개월 여 간 상담소 선정 논의를 거친 뒤 A씨 아내의 상담소를 계약자로 선정했다. 삼성 계열사들과 계약한 상담소 B업체는 삼성 측 영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어 배제됐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지원한 상담소 ‘와락’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지원하고 있어 제외됐고 C업체는 내홍을 겪고 있어 제외됐다. 지회는 종교단체 및 약물치료 중심의 업체를 제외한 결과 A씨 아내가 운영하는 업체로 좁혀졌다고 밝혔다. 이 상담소는 기아자동차 노조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

지회는 “삼성 측이 금속노조 간부 A씨를 통해 노조에게 '날인'을 찍도록 독려하게했다”는 내용도 허위라 밝혔다. 당시 기준 단협은 2014년 6월28일에 체결돼 7월 말 날인을 하고 말고의 논의 여지가 없었다. 후속 교섭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지회는 “A씨는 담당 지역(경기) 외 후속 교섭에 전혀 참여하지 않아 다른 지역 날인을 독려할 지위에 없었다”며 “7월 말부터 후속교섭 날인이 진행된 10~11월까지 다른 지역 후속 교섭에 개입한 바 없다”고 밝혔다.

▲ 사진=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보도자료
▲ 사진=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보도자료
지회 관계자는 “보도가 나가기 전 JTBC로부터 확인 전화가 와 상황을 설명했으나 반영 없이 그대로 보도가 강행됐다”고 말했다.

지회는 JTBC 보도에 “의혹 제기 수준의 보도가 야기하는 신뢰 파괴와 사기저하의 문제는 노동조합의 조직확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는 추후 사실관계가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불가역적인 피해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 비판했다.

A씨는 최아무개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등 사측 간부 4명이 노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때 법원에 최 전무에 대한 영장 발부를 기각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이 사실이 확인되자 노조와 무관하게 이뤄진 개인의 결정이라며 구속 촉구 탄원서를 제출했다. 지회는 또한 “삼성자본을 위한 탄원서는 민주노조에 대한 배신”이라며 A씨에 대한 비판성명을 냈다.

A씨는 지난 22일 JTBC 보도에 대해 “심리상담 업체는 회사와 내가 만나 결정한 것이 아니고 지회가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결정한 것이다. 삼성 측이 나를 포섭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제안하거나 문건을 작성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것을 수용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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