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화면을 열고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클립 영상을 켠다. 일시정지를 누르면 손예진이 입고 있는 옷과 귀걸이, 팔찌에 노란 버튼이 뜬다. 클릭하면 같은 디자인의 인터넷 쇼핑몰 제품 구매 화면으로 이동한다.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카카오TV” “카카오TV 개미지옥 같아요” 지난 3월 카카오TV PC버전에서 이 같은 서비스가 나오자 이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이 서비스의 이름은 코나드라는 스타트업 기업이 만든 ‘비디오태그’다. 코나드는 SBS와 핑거플러스가 합작해 설립한 법인이다. 배성호 코나드 대표를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배성호 코나드 대표는 “연예인들이 ‘본방사수’라는 말을 하지만 실제 ‘본방사수’하는 사람들은 줄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클립 영상을 보고 있다. 이때 프로그램에 나온 연예인들의 패션에 관심이 크다”고 설명하며 서비스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 배성호 코나드 대표. 사진=코나드 제공.
▲ 배성호 코나드 대표. 사진=코나드 제공.

코나드는 지상파 3사와 JTBC·채널A·MBN 등 6개 방송사와 제휴를 맺고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상품 정보 이동 서비스를 적용한다. 쇼핑몰로 이동할 상품이 없는 ‘사극’을 빼고는 웬만한 작품에 다 적용한다. 카카오TV, 피키캐스트, 판도라TV 등과 제휴를 맺고 지상파가 운영하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푹(POOQ)에도 조만간 선보인다.

배성호 대표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입고 나온 패션을 사람들이 궁금해서 검색한다. ‘실검’에 연관검색어로 뜨지만 정작 제대로 된 정보는 없다”고 지적하며 “네이버, 다음, 구글 어디서든 마찬가지다. 며칠 지나면 마케팅 업체가 블로그를 통해 관련 정보를 올리지만 이미 늦는 데다 절반이 어뷰징이다. 반면 우리는 편하게 접근하고 방송 바로 다음 날 적용 가능하다는 차별점이 있다”고 했다.

이 서비스는 핑거프레스의 ‘오토 트래킹’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오토 트래킹은 영상을 자동으로 추적해 제휴된 쇼핑몰이 갖춘 상품을 태깅한다. 배성호 대표는 “핑거프레스가 갖춘 기술은 다른 영상인식 기술에 비해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 비디오태그 서비스 화면 갈무리.
▲ 비디오태그 서비스 화면 갈무리.

‘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클립 영상’의 유효기한이 길지 않아서다. 배성호 대표는 “기술 경쟁력은 시간 단축에 있다. 콘텐츠 소비시간 안에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방송을 저녁에 하면 ‘본방사수’ 하지 않는 젊은 세대는 다음날 출근시간, 점심시간까지 콘텐츠를 소비하지만 이후 조회 수가 급감한다. 이 시간 안에 작업을 끝내야 한다.

코나드는 데이터를 쌓으면서 광고전략 수립을 돕는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도 고민하고 있다. 그는 “보통 클릭률이 1~2%인데, 특정 장면이 40%까지 치솟는다면, 이유가 있을 거다. 어떤 연예인은 쥬얼리 상품의 이용자 반응이 안 나온다. 그런데 기업이 협찬하고 있다면 헛발질하는 거다. 연예인과 브랜드별 궁합도 있다. 지금은 데이터를 쌓는 단계다. 몇 년 치가 쌓이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길게는 ‘정보의 확장’을 추구하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옷과 장신구를 커머스로 연결했지만 방송사 등과 제휴해 드라마, 예능에 나온 장소 정보를 적용하는 테스트를 끝냈다. 길게 보면 배경음악, 배우 필모그래피가 뜨도록 다양한 정보를 연계할 계획이다. 언젠가는 새로운 미디어 소비 습관을 주도할 때가 올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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