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와 방송작가들이 최초로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그동안 원칙없이 책정됐던 원고료 지급 방식에 처음으로 기준을 마련했다. 이들은 원고료 협상도 해마다 정례화해 물가상승률에 따라 원고료 인상률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대구MBC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지난 18일 ‘방송작가 원고료 지급 기준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방송작가지부가 지난해 11월11일 출범한 뒤 처음 체결한 단체협약이다.

단협 체결에 따라 지난 10년 간 동결됐던 원고료가 인상됐다. 대구MBC는 이명박 전 정부부터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작가 원고료를 인상하지 않았다. 이미지 방송작가지부 지부장은 “이번 협약으로 전체 평균 6% 가량 원고료가 올랐다”고 밝혔다.

인상 폭이 정해지는 과정에서 원고료 산정기준도 일부 마련됐다. 이 지부장은 “근속년수, 노동강도 등이 원고료 책정 기준에 반영됐다”며 “방송작가들이 가장 부조리하게 느낀 부분 중 하나가 체계없는 원고료 책정이었다. 이번에 처음 노사가 합리적 기준 마련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박명석 대구MBC 사장, 이미지 방송작가지부 지부장, 염정열 영남지회 지회장,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 왼쪽부터 박명석 대구MBC 사장, 이미지 방송작가지부 지부장, 염정열 영남지회 지회장,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대구MBC는 방송작가지부와 매년 원고료 협상을 하기로 했다. 이번 단체협약엔 ‘매년 원고료 협상을 정례화하고 물가 상승률에 따라 인상률을 협의하여 정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대구MBC가 단체협약을 체결한 첫 사업장이 된 배경엔 방송사의 협조적인 태도가 있었다. 대구MBC는 10년 간 원고료가 동결되는 등 방송작가들의 열악한 처우에 공감했고 노조도 방송사의 열악한 재정 문제를 이해해 노사가 협조하며 협약에 임했다.

이 지부장은 “방송사가 작가들 처우에 공감하는 상황에서 진행된 교섭이라 이런 기적같은 체결이 가능했다고 본다. 다른 사업장까지 파급되길 바란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방송작가는 프로그램을 함께 만드는 중요한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프리랜서라는 미명 아래 대다수가 불공정한 노동환경을 강요받았다. 누구보다 쉬운 해고, 그 두려움에 자신의 처우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실은 너무나 높은 벽이었다. 이번 단체협약은 회사와 노동조건을 협의하고 이를 문서로 약속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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