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KBS 뉴스 홈페이지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KBS는 지난 14일 뉴스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핵심은 ‘광고 없는 홈페이지’. 공영방송 KBS 뉴스 홈페이지에 원래 광고는 없었지만 이번 개편을 계기로 ‘깨끗한 홈페이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포털 뉴스 서비스를 ‘아웃링크’로 전환하자는 논의가 이어진 가운데 방송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기존 화면 비율을 조절하고 상단 메뉴에는 ‘뉴스9’, ‘탐사보도’, ‘데이터룸’ 등을 앞세웠다. KBS 통합뉴스룸의 주력 분야다.

KBS 통합뉴스룸은 시대에 맞는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최근 KBS 최초로 시행된 국장 임명동의제를 통과한 김태선 통합뉴스룸 국장은 “그동안 본부장이나 국장 등 보도국 간부들과 일선 기자들 간 괴리가 상당했다”며 “구성원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으며 출발했기 때문에 보다 탄탄하게 변화를 추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김 국장을 만났다. 아래는 일문일답.

▲ 김태선 KBS 통합뉴스룸 국장이 15일 미디어오늘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김태선 KBS 통합뉴스룸 국장이 15일 미디어오늘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취임 후 어떤 변화를 시도했나.

“‘톱 다운’(top down)에서 ‘바텀 업’(bottom up)으로 바꾸려 한다. 과거 ‘총 쏘기’(일방적인 지시 하달을 의미하는 용어) 등이 팽배했다면 지금은 기자 스스로 발제하고 이를 논의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전 9시 ‘편집회의’를 10시 ‘취재·제작회의’로 바꿨다. 오전 9시 회의를 하면 사안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데스크 판단으로 아이템이 결정되곤 했다. 1시간이라도 아침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기초 취재를 하자는 것이다. 기존에는 국장 명령이 주간(부국장)을 통해 부장, 팀장, 기자로 하달되는 시스템이었다면 지금은 국장단 자체를 일종의 공동 지휘 체계로 운영한다. 방송·디지털·취재·국제·영상 5개 분야 주간이 각각 자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며 자율에 따른 책임도 수반될 것이다.”

-기존 탐사보도팀을 탐사보도부로 격상했다. 본부장 직속인 이유는.

“탐사 보도 특성상 매일 생산물이 나오지 않는다. 과거 통합뉴스룸 안에 탐사보도팀이 있을 때 ‘사람 뽑아놓고 생산물이 왜 없느냐’는 압박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팀이 축소됐다. 일상의 압박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다. 탐사보도부 구성원들은 취재하는 아이템에 따라 자율적으로 보도 또는 시사 제작부서와 협의해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KBS는 이번 신입 기수부터 수습 기간 ‘하리꼬미’(밤새 관할 경찰서 여러 곳을 돌며 취재한다는 뜻의 기자사회 은어)를 폐지했다.

“경찰서나 병원을 돌면서 밤새워 보고하는 게 성과로 이어진 시기도 있었다. 지금은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하리꼬미’는 기자를 ‘통제 메커니즘’으로 편입시키는 기제였다. 이제는 탐사보도, 데이터저널리즘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물론 야간 취재를 안 하는 건 아니다. 야간 취재를 할 경우 낮에는 쉴 수 있도록 해 잠을 안 재우는 방식의 가혹 행위를 배제할 것이다.”

-앞으로 노동 시간도 단축해야 한다. 어떤 방안을 고민하고 있나.

“두 단계로 봐야 한다. 우선 당장 기자들의 불필요한 근무를 줄이는 것, 예를 들어 현지 퇴근을 활성화하고 뉴스를 꼭 보지 않아도 퇴근할 수 있도록 각 부서장들을 독려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취재 주간을 단장으로 TF가 구성돼 있다. 시뮬레이션이라든지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김태선 KBS 통합뉴스룸 국장이 15일 미디어오늘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김태선 KBS 통합뉴스룸 국장이 15일 미디어오늘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KBS 보도국은 방송, 취재, 디지털 등을 아우르는 통합뉴스룸 체제다. 잘 운용되고 있나.

“디지털부서와 취재, 편집 부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자는 취지인데 여전히 부족하다. 다만 회의를 진행할 때 디지털 주간이 가장 먼저 브리핑과 발제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적화한 모델을 모색 중이다.”

-KBS 뉴스는 ‘올드하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 20~40대 시청자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 있나.

“앵커 멘트 20초에 1분20초 리포트는 어찌 보면 어르신들에게 가장 익숙한 포맷이다. 반면 파편화한 사실의 나열로 깊이 있는 이해에 방해되는 요소도 분명 있다. 앵커 중심 체제, 심층화, 블록화 등을 강화해 진실에 가까운 뉴스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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