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특파원들이 지난 98년 일체의 촌지 및 금일봉을 받지 않기로 한 뒤부터 지금까지 모든 비용을 특파원들이 개별적으로 갹출해 부담하는 등 기자단을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신선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로 되돌아가는 특파원에 대한 환송회나 이들을 위한 기념패에 드는 비용도 자비로 처리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정운동의 전범을 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워싱턴특파원단(간사 윤승용·이도선)은 지난 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방미시 일부 격려금을 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워싱턴에 방문하는 장·차관이나 국회의원 그리고 대기업 경영진 등이 제공하는 금일봉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

한국일보 윤승용 특파원은 “워싱턴을 방문하는 정치인들이 격려금 조로 전달하는 1∼2천 달러를 기자단이 받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특파원단의 품위를 지키고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 이같은 원칙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파원단은 그 뒤로 일부 스폰서에서 후원하는 골프대회 등 의례적인 행사도 모두 없애고, 팩스 대신 이메일을 사용하는 등 부수적인 비용부담 요소도 줄였다. 필요에 따라 미 국무부 한반도 담당관리들과의 오찬간담회를 개최할 때도 모두 특파원들이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달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이 한미교류친선협회 창립총회차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 때에도 상당한 금액을 기자단에 기부하려 했지만 완곡히 거절했다.

공식적으로 특파원단이 부담하는 비용은 두 가지. 한국으로 귀국하는 특파원을 위한 환송회와 이들에게 제공할 특파원 이름이 새겨진 기념패가 그것. 매년 두세 차례 정도 있는 환송회 때는 특파원들에게 각각 150∼200달러를 거둬 가족들까지 모여 한국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한다. 또 기념패는 한 개에 대략 200달러가 소요되는 데 6명의 특파원이 귀국했던 지난달에는 거금 1200 달러가 들었다고.

“여러모로 떳떳하다. 많이 배우고 느꼈다. 예전의 관행은 상상할 수도 없는 분위기로 모든 기자들이 동의해 한 차례의 불협화음도 없었다. 훌륭한 전통으로 자리매김 됐으면 한다”는 어느 특파원의 말처럼 국내에도 이같은 자정바람이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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