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최근 ‘전지적 참견시점’(이하 전참시)에 세월호 침몰 장면이 사용된 것과 관련해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전참시는 오는 12일과 19일 2주간 결방된다.

지난 5일 방송된 전참시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MBC 뉴스 화면에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을 합성한 화면 두 컷이 전파를 탔다. 전참시 출연자인 개그맨 이영자씨가 어묵을 먹은 뒤 매니저에게 단골 식당 쉐프를 소개해달라고 말한 내용에 이어진 장면이다. ‘어묵’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참사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파문은 일파만파 퍼졌다.

MBC는 10일 조능희 MBC 기획편성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렸다. MBC 내부 위원으로는 고정주 경영지원국 부국장, 전진수 예능본부 부국장, 오동운 홍보심의국 부장, 이종혁 편성국 부장이 합류했다. 외부 위원으로는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낸 오세범 변호사가 위촉됐다.

최승호 MBC 사장은 이날 오전 “내부 구성원 만으로 조사해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시청자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런 형태의 조사위는 MBC 역사상 처음”이라며 “그만큼 이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지난 9일 “해당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MBC 자체 조사에서도 일부 제작진들은 논란의 화면이 세월호 뉴스 화면이라는 점을 인지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제작진은 이영자씨가 남자 소개를 부탁한 일을 뉴스 속보 형식으로 설정하고 재미 요소를 추가하겠다는 의도로 ‘속보입니다’,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등의 멘트가 들어간 뉴스 영상을 찾았다.

해당 조연출은 CG실에 필요한 화면의 자막과 배경화면이 보이지 않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뒤 결과물을 편집에 사용했다. 이 조연출은 ‘어묵’이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하는 말인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MBC 관계자는 “편집본을 시사할 때는 문제 장면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MBC는 이번 진상 조사를 통해 부적절한 화면이 사용된 경위와 재발 방지책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진상조사위는 “의혹이 남지 않도록 객관적 시각에서 조사하고 결과를 시청자와 국민에게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전했다.

▲ 지난 5일 MBC '전지적 참견시점'에 사용된 화면. 세월호 참사 당일 뉴스 화면에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는 '어묵' 자막이 합성됐다. 사진=MBC 전지적 참견시점 캡처
▲ 지난 5일 MBC '전지적 참견시점'에 사용된 화면. 세월호 참사 당일 뉴스 화면에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는 '어묵' 자막이 합성됐다. 사진=MBC 전지적 참견시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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