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조건 없는 드루킹 특검’ 등을 요구하며 단식 8일째를 이어가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김성태 원내대표는 건강 악화로 119구급차에 실려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임기 하루를 앞두고 국회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가장 중요한 협상 파트너인 제1야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8일째 단식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며 “김 원내대표가 나이도 있어 건강을 해칠까 많이 걱정된다. 김 원내대표의 뜻이 국민에게 전달됐으니 이제 몸을 추슬러야 할 때다.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간곡히 다시 요청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오는 6월 지방선거 앞두고 여야 협치가 더욱 어려워진 데에 “매우 아쉽다”고 술회했다.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국회 정치파업으로 31년 만에 6월 개헌·지방선거 동시투표 시기를 놓친 건 천추의 한으로 남는다. 단 한 건의 민생법안이라도 통과시키려는 내 마지막 노력이 4월 정쟁국회, 5월 방탄국회, 한국당의 보이콧으로 무산된 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8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8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향해 “지난 1년간 7번 국회 보이콧을 한 것은 정상적인 국회 모습이 아니고, 10번의 특검과 국정조사 요구도 지나쳤다”며 “촛불혁명을 거치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민심을 안 보고 국회 의석에만 매달려 혁신과 성찰을 도외시한다면 결국 실패할 거다. 분단이 해체되는 전환기에 대선 불복 특검으로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가는 것 역시 역사에 죄짓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협치의 제도화를 위해 임기 시작부터 계속 강조했던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아직 구성하지 못한 건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총 30여 차례 당정협의회로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유기적 협조 체제를 구축하며 최고의 당청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자부하면서도 “여당 원내대표로서 야당을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고 국회의장과 원내대표단 회동을 정례화해 최소한의 여야 소통 창구도 마련됐지만 여·야·정 창설협의체와 최종적인 협치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 임기 마지막 모두발언을 한 우원식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 임기 마지막 모두발언을 한 우원식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우 원내대표는 임기 후반기로 올수록 야당과 협치가 어려워진 점에 대해 “지방선거 국면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야당과 협치 중요성은 우리도 여당을 한 게 얼마 안 돼서 역지사지해 보면 잘 안다”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민심을 무시하는 여당 지도부는 존재할 수 없고 야당도 민심을 무시하면 한 발도 나아갈 수 없다. 민심을 향해서 협치하는 것이지 민심을 역행하는 협치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다음 원내대표단에 과제를 넘기고 가게 돼 아쉽고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된 차기 지도부에 송구하다”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심을 다시 확인하고 국회 모습을 다시 정돈해야 할 텐데 역시 여소야대, 다당제 정국을 끌어가는 중심은 집권당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지혜롭게 잘 해줄 거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