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1일은 128주년 노동절이다. 아침에 발행하는 전국단위 종합일간지들은 128주년 노동절을 어떻게 기념했을까.

우선 1면에 노동절 관련 기사를 실은 것은 경향신문뿐이다. 경향신문은 ‘비정규직의 노동절’이라는 주제로 한국지엠 문제를 다루며 ‘똑같은 일 해도, 그들은 또 해고 1순위’라는 기사를 1면으로 배치했다. 이 기사는 한국지엠에서 20년간 일했으나 군산공장 폐쇄 사건 이후 ‘해고 1순위’가 된 비정규직들을 주목했다. 이 기사는 10면으로 이어졌다.

▲ 1일 경향신문 1면.
▲ 1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10면을 통으로 털어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의 노동절 기사를 배치했다. 제목은 “‘아빠 잘렸어요?’ 아들 물음에 매일 농성장으로 출근”이다. 하루아침에 해고된 한국지엠 완성차 제조라인에서 일하는 이 모씨의 이야기를 다뤘다.

경향신문의 노동절 기획은 11면에도 이어진다. 11면 역시 통으로 기획으로 사용했다. 11면에는 “힘들게 얻어낸 삼성 노조…봄 왔나 싶지만 아직 못 믿어” 기사로, 5년 전 삼성전자 서비스 노조를 결성한 위영일 초대 위원장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하단에는 현재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지회장인 나두식 씨의 멘트와 함께 “월 130만원에 알바로 버티며 이룬 성취…삼성, 노조 인정 뼈아팠을 것”이라는 기사가 실려있다.

▲ 1일 경향신문 10면.
▲ 1일 경향신문 10면.
한겨레는 1면에는 노동절 관련 기사를 싣지않았다. 한겨레의 1면에는 ‘트럼프, 북미회담 판문점 유력 검토’ 기사가 1면 탑기사로 배치됐고, 창간 30돌 알림과 남북 정상회담 관련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신경제구상 관련 USB를 건넸다는 소식이 실렸다.

노동절 관련 기사는 10면에 통으로 배치됐다. 한겨레의 노동절 기획은 “‘해고당할래?’ 노조포비아 조장이 조직화 막는다”라는 기사다. 이 기사는 ‘노동자에게도 봄이 올까요?’ 기획의 하편으로 한국의 노조 조직률이 OECD 최하위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2015년 기준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2%다. OECD 평균은 29.1%였다. 노조조직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아이슬란드였으며 83%였다. 다만 한국은 2016년 기준 정규직 조직률은 20%다. 10면 하단에는 노조 조직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마련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한겨레 오피니언면에는 ‘나는 역사다’ 코너에 ‘메이데이에 보고싶은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칼럼이 실렸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촛불집회의 마중물 격이었던 시위인 민중총궐기를 주도했다가 체포됐고, 여전히 감옥에 있다.

▲ 1일 한겨레 27면.
▲ 1일 한겨레 27면.
노동절 기획을 만든 신문 중에는 서울신문도 있다. 서울신문은 9면에 “노동자 2000만명 넘는데 학교 노동 교육은 0시간”이라는 기사를 기획기사로 실었다. 서울신문은 노동절을 앞두고 신촌, 대학로 등에서 예비노동자가 될 대학생 68명에게 ‘노동자,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포스트잇에 답을 적어달라고 했다. 인권교육을 받아본적 없는 아르바이트생이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9면 하단에는 “시내버스 출근 노동자 교통사고는 산재”라는 사회 기사를 배치했다.

또한 서울신문은 오피니언면에 “노동도 아무렇지 않게 노래하고 싶다”라는 칼럼을 실었다. 이영미 성공회대 대우교수의 칼럼이다. 해당 칼럼은 노동절의 역사 등을 설명했다.

▲ 1일 서울신문 9면.
▲ 1일 서울신문 9면.
그 외 주요 일간지들을 따로 노동절면을 만들지 않았다. 세계일보는 13면에 “알맹이 빠진 안전대책…위험의 외주화 여전”이라는 기사를 배치해 31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참사 1년을 다시 짚었다. 다단계 하청, 무리한 공정 강행 등 조선업 노동구조 개선에 원청이 나서야 한다는 노동계 입장을 실었다. 다만 이 기사는 기사 말미에 삼성중공업 관계자의 말인 “다단계 하청 구조 문제보다 현장에서의 의사소통 부재가 사고 원인”이라고 썼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노동절 기획기사를 싣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10면에 “제조업 가동률 집계때 조선 낮추고 반도체 높였어도 급쇼크”기사를 실었다. 한국지엠 문제를 다뤘지만 노조와 사측의 갈등을 강조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조와의 갈등과 정부와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판매량이 급감해 협력 업체에도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현상을 묘사했다.

조선일보는 또한 12면에 “민노총, 부산 일본 공관앞 징용 노동자상 설치 강행”기사를 실었다. 부제에는 해당 노동자상 때문에 ‘한일 외교마찰이 불보듯’이라고 적혀있다. 동아일보는 노동자상 관련 사진을 12면에 사진 기사로만 다뤘다.

▲ 1일 조선일보 12면.
▲ 1일 조선일보 12면.
중앙일보는 따로 노동절 기획기사를 배치하지는 않았지만 오피니언 코너인 ‘분수대’에서 128주년 노동절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칼럼을 쓴 서경호 논설위원은 “노동계가 집단 이기주의를 넘어 카카오톡 오픈 채널 ‘직장 갑질119’같은 생활속의 작은 진보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여전히 노동계에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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