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이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방송금지가처분 소송 결과가 방송 예정일인 내달 1일 오후에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7일 심리를 진행한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PD수첩 제작진에 오는 30일까지 방송에서 제기할 의혹에 대한 근거자료와 스크립트를, 방송 당일인 내달 1일 낮 12시까지 방송에 나갈 영상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1일 방송이 예정된 PD수첩 제목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3대 의혹’이다. 지난 24일 공개된 예고편에는 ‘폭력, 여자, 돈, 조계종의 민낯’이라는 자막과 조계종 스님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스님 인터뷰와 스님들의 추태를 비판하는 듯한 유흥주점 사장 인터뷰 등이 담겼다.

예고편이 공개된 다음날 조계종은 “PD수첩이 불교계 일각의 의혹 제기를 비롯해 현재 소송 중에 있어 객관적 사실로 특정되지 않은 사안까지 포함해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며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조계종이 2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겠다고 예고했던 MBC 규탄 집회는 남북정상회담을 이유로 연기됐다.

지난해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당시 설정 스님은 학력 위조 의혹, 수덕사 한국고건축박물관 등 거액의 부동산 보유 의혹, 은처자(숨겨둔 자식) 의혹 등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불교언론인협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비리로 점철된 설정 원장을 지키기 위해 실력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MBC를 상대로 언론탄압을 자행하는 조계종 현 집행부에 강력히 경고한다”며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해 모든 불교 언론은 물론 MBC 등 언론인들과 함께 조계종을 상대로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강지웅 PD수첩 CP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은 통상 힘 있는 권력자들이 많이 걸기 때문에 방송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유감스럽다”며 “사실에 입각한 취재에 최선을 다했고 방송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은 당연히 기각될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4일 공개된 MBC 'PD수첩 -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3대 의혹' 예고 영상 캡처.
▲ 지난 24일 공개된 MBC 'PD수첩 -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3대 의혹' 예고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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