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통크게 합의하자”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냉면에 대해 언급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10시15분께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정상회담을 위한 테이블에 앉은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모두발언을 공개했다. 이날 회담에는 임종석 비서실장, 서훈 국정원장, 김영철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시18분께 발언을 시작해 “잃어버린 11년의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문제를 풀어나가자”며 “오늘 이 자리에서 북남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이런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을 가지고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김 국무위원장은 “오늘 나오는 문제들, 관심사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며 “지난 시기처럼 또 원점에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는 결과를 내기보다는 마음가짐을 잘 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손 잡고 걸어가는 계기가 되자”고 전했다.

▲ 27일 남북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이 진행되는 모습이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중계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7일 남북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이 진행되는 모습이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중계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만찬음식인 평양냉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국무위원장은 “오늘 만찬음식을 가지고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어렵사리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며 웃었다. 김 위원장은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을 드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냉면을 멀리서 가져왔는데”라고 말하다가 “아, 멀다고 말하면 안되겠구나”라며 자신의 말을 정정하기도 했다. 이에 회담장을 생중계로 지켜보던 일산 킨텍스의 2000여명의 기자들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우리의 만남을 축하하듯이 날씨도 아주 화창하다”며 “한반도에 봄이 한창”이라고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봄을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며 “남북의 국민들, 해외 동포들이 거는 기대도 아주 큰 만큼 우리 두 사람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 분계선을 넘는 순간 이는 분단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며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 이 상황 만들어 낸 김정은 위원장 용단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 대화도 그렇게 통크게 나누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합의에 이르러서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주시면 좋겠다”며 “오늘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만큼, 10년 동안 못다한 이야기 충분이 나누자”고 말했다.

5분여간의 모두발언이 끝나고 10시23분께 회담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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