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남북 정상의 합의 수준에 따라 회담 합의문 발표 형식과 장소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26일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고도로 발전한 이 시점에 비핵화한다는 것은 2000년 초 이뤄진 비핵화 합의하고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며 “양 정상이 직접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그것을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할 수 있을지 어려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남북 양측 참모진이 회담의 의제를 좁히고 방향을 조율해왔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관련한 명문화 작업은 양 정상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고 이에 따라 합의문 발표의 형식도 달라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양 정상이 합의한 수준이 높을 경우 회담 장소인 평화의집 앞 마당에서 합의문이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양 정상의 합의문 서명 이후 회담 장소에서 간략하게 발표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 연합뉴스
임종석 위원장은 “뚜렷한 (한반도)비핵화 의지를 명문할 수 있다면 나아가서 그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하는 것을 정확히 확인해 판단할 수 있다면 비핵화와 관련해 이번 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잡이 역할로 훌륭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관건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남북 합의에 달려 있고, 정상회담 돌입 이후 양 정상의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섣불리 성공적인 회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북측의 정상회담 수행단 명단을 봤을 때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북측 수행 명단을 보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다.

임종석 준비위원장은 “과거와 달리 이번 수행단에 군의 핵심 책임자와 외교 라인이 들어있다. 처음에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북측 역시 정상회담만을 따로 떼서 보지 않고 북미 회담과 이후에 다양하게 진행될 국제사회 협력까지 고민이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군 핵심 책임자 참석 역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대한 내용들이 중요하게 다루지지기 때문에 포함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 지난 4월18일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만남을 가질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평화의 집에서 관계자들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4월18일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만남을 가질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평화의 집에서 관계자들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측 수행단에 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27일 남북정상회담시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임 위원장은 리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에 대해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저희들로서는 오후에 혹은 만찬에 참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