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납골당 화랑 유원지 결사반대”

장영수 자유한국당 경기도의원, 강광주 자유한국당 안산시의원 선거 포스터에 붙은 글귀다. 4.16 안산생명안전공원을 ‘납골당’이라며 공원조성 반대를 선거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지난 3월 시작된 사회적 참사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가습기살균제 특조위)에 특조위 1기 당시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방해했다는 평을 받는 황전원 위원을 또 다시 추천했다. 이미 정성욱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단원고 고 이동수 아버지)은 지난 17일부터 황 위원과 이동곤 선체조사위원회 위원(자유한국당 추천)의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25일 세월호 관련 시민단체와 각종 시민단체로 이뤄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비판하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가로막는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25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가로막는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민경 기자.
▲ 25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가로막는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민경 기자.
위성태 4.16안산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안산에서 4.16생명안전공원이 생기면 슬픔의 도시, 죽음의 도시가 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중심에 자유한국당이 있다”며 “4.16생명안전공원을 혐오시설 취급하고 있는데, 폐륜적이고 반인륜적인 작태”라고 비판했다.

연대회의 역시 기자회견문에서 “안산시에서 4.16생명안전공원을 세우는데도 자유한국당 지방선거입후보자들은 ‘납골당’을 운운하며 희생자들을 모욕하고 있다”며 “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버젓이 현수막으로 내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 장영수 자유한국당 경기도의원, 강광주 자유한국당 안산시의원 선거 포스터. 사진제공=안산시민연대.
▲ 장영수 자유한국당 경기도의원, 강광주 자유한국당 안산시의원 선거 포스터. 사진제공=안산시민연대.
연대회의는 4.16생명안전공원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인식을 비판한 뒤, 세월호 특조위 2기에 자유한국당 몫으로 추천된 위원들은 자진사퇴하라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1기 특조위에서 진상규명을 방해했던 황전원이 특조위원으로 재임명되고, 선체조사위원회에서는 세월호 침몰 침수 원인을 4년 동안 감춘 이동곤이 위원으로 추천을 받았다”며 “모두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인사들이며, 이들을 그대로 두고 진상규명할 수 없다는 가족들의 절규를 외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들은 “황전원과 이동곤 위원은 사퇴하고, 세월호 가족과 안산시민을 모욕하는 자유한국당은 혐오정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황전원 특조위원은 1기 세월호 특조위에서 진상규명을 방해한 핵심인물로 꼽힌다. 2014년 12월 세월호 특조위가 만들어진 후, 2015년 1월 김재원 당시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특조위는 세금도둑”이라고 발언한 뒤, 이틀 뒤 황전원 위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조위의 예산이 과다하다고 주장했다.

2015년 11월 특조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사 당일 7시간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행하겠다고 하자 11월19일 황 위원은 대통령 행적 조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황 위원은 2015년 12월 새누리당에 입당해 특조위원 자리에서 당연퇴직했다. 새누리당에 입당한 황 위원은 총선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낙천한다. 2016년 5월 황 위원은 세월호 특조위의 새누리당 추천 몫으로 다시 선출된다. 이후 특조위 1기 업무가 종료됐고, 황 위원은 또 다시 특조위 2기 상임위원으로 추천됐다.

▲ 3월2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회의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황전원 위원의 사퇴를 촉구하며 회의장 입장을 가로막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김슬찬 인턴기자
▲ 3월2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회의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황전원 위원의 사퇴를 촉구하며 회의장 입장을 가로막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김슬찬 인턴기자

한편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세월호와 관련된 사안에서 언론의 ‘외면보도’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지난 4월16일 세월호 4주기 때 세월호 보도를 톱(top)보도로 내보낸 방송은 MBC와 SBS였고, TV조선은 20번째로 보도로 현장 스케치를 했을뿐이며 채널A와 MBN은 세월호 보도를 외면하고 있다”며 “많은 방송들이 세월호 관련 사안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전략을 쓰고 있으며, 자유한국당이 관련 발언을 할때는 정치이슈라는 핑계로 공정보도를 해야한다며 받아적기식 보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오늘 이 기자회견 현장에서도 방송사 카메라는 거의 오지 않아 굉장히 씁쓸하다. 도대체 왜 오지 않는 것인가”라며 “언론이 바뀌지 않으면 다시 특조위가 꾸려지더라도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받아 나르는 보도들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을 취재한 언론사는 미디어오늘과 오마이뉴스, SBS, CB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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