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YTN 사장이 24일 자신에 대한 신임 투표를 내걸고 거취를 구성원들에게 넘긴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압도적인 사퇴 요구를 확인시켜주겠다”며 최 사장 제안을 받아들였다.

최 사장 퇴진을 기치로 내걸고 83일째 파업 중인 노조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 사장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노조는 25일 오전 조합원 총회를 열고 최종 결정을 논의한다.

앞서 최 사장은 사내 글을 통해 “전체 구성원의 뜻을 빠짐없이 물을 수 있도록 전 직원이 참여하는 투표를 실시해 구성원의 50% 이상이 저를 불신임하면 퇴진하겠다”며 중간 평가를 제안했다. 평가 시기에 대해서도 “남북 정상회담 후 가장 빠른 날을 잡자”며 “제가 대승적 결단을 한 만큼 노조는 파업을 풀고 방송 정상화에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남북 정상회담 전 업무 복귀와 정상회담 직후 신임 투표를 하자는 최남수씨 제안을 두고 비대위 회의를 열고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최씨의 이번 제안은 총파업 83일이 되도록 버티기로 일관한 무능에 대한 안팎의 비난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적격 사유가 쌓여가고 보도는 엉망이 돼서 ‘오보 공장’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쓴 YTN을 최씨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최남수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YTN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1월8일 최남수 YTN 사장과 대치하고 있다. YTN 노조는 이후 파업에 돌입했고 파업은 55일째 계속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최남수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YTN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1월8일 최남수 YTN 사장과 대치하고 있다. YTN 노조는 이후 파업에 돌입했고 파업은 55일째 계속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언론노조 YTN지부는 “YTN 구성원들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믿기에 이번 신임 투표에 당당하게 임할 것”이라며 “투표를 통해 부적격 사장 최남수 퇴진에 대한 구성원의 뜨거운 요구를 보여주겠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신 노조는 최 사장이 지난해 노사 합의 파기 전력이 있는 만큼 구체적 투표 방식에 대해 미리 약속을 받는 조건으로 업무에 복귀하고, 투표율이 100%에 이르지 못할 경우 투표자 가운데 과반 신임을 얻지 못하면 즉각 사퇴하는 것을 제안 수용 조건으로 내걸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최씨가 위 조건을 수용한다는 전제 아래 내일(25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최종 결정을 위한 논의를 할 계획”이라며 “최씨 스스로 대승적 결단이라며 즉각적인 신임 투표를 제안한 이상 노조 제안에도 호응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투표가 부적격 사장 퇴진은 물론 연봉직 처우 개선과 주52시간 근무에 따른 근로 조건 마련 등 YTN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노종면 보도국장 재지명 등을 논의했던 지난해 12월 노사 합의 파기 △최 사장의 이명박·박근혜 칭송·두둔 논란 △성희롱 트위터 논란 등을 이유로 최 사장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2월부터 총파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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