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명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포털의 ‘인링크’ 제도를 비판하며 ‘아웃링크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아웃링크 제도로 변환하면 포털보다 언론사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도 말했다. 인링크란 포털에서 뉴스를 클릭하면 포털 내에서 뉴스가 열리는 방식이고, 아웃링크는 기사를 클릭하면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방식을 말한다.

이에 한국신문협회는 아웃링크 방식이 포털 운영의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식이 될 수 있겠으나, 그 외에도 뉴스 편집 방식이나 광고 수익 배분 등의 조치가 함께 실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아웃링크 제도로 바꾼다고 해서 바로 모든 언론사들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갤럽 및 포털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회사들과 포털의 뉴스 공급 방식을 비판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갤럽 및 포털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회사들과 포털의 뉴스 공급 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23일 홍준표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털의 문제점은 여러 번 지적이 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링크를 이용한 포털 운용방식”이라며 “앞으로 국회에서 아웃링크 제도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포털은 취재 기자 한 명 없이, 말하자면 뉴스장사를 하고 있다”며 “다른 기자들이 취재한 뉴스를 이용해서 포털이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실제로 고생하고 노력한 기자들이나 방송은 이익이 없고 포털이 이익을 다 취하고 있다”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먹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땀 흘려 일하는 기자들이, 그 뉴스사들이 이익을 가지고 가는 시스템으로 바꾸겠다”며 “네이버 같은 경우에 방송, 언론, 모든 기관의 광고수입보다 훨씬 더 많은 광고수입을 네이버사 혼자 가지고 가는 구조이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금 댓글제도는 순위조작이 가능하고 나아가 여론조작 가능하다”며 “이 댓글제도도 국회에서 입법개정을 통해서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측은 “포털을 아웃링크 제도로 바꾸면 조작에 취약한 순공감순 같은 댓글 정책과 미흡한 포털의 계정관리도 근본적으로 해결이 가능하고, 포털에 과도하게 집중된 트래픽 분산으로 언론의 재정적 위기 극복과 포털에 대한 독립성도 제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포털사이트 운영을 아웃링크 방식으로 바꾸자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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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한국신문협회는 해당 법안에 찬성하며 “지금까지의 경험 상 포털의 뉴스서비스 제도(방식) 변경은 미디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해결되기는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신문협회는 4월 19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언론사가 고비용을 들여 생산한 정보 부가가치가 포털에 헐값으로 넘어가는 불평등‧불공정 거래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신문협회는 아웃링크 방식 변환만으로는 포털 운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한국신문협회는 “포털 뉴스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인링크 서비스 외에도 포털이 자의적으로 기사를 선택·배열·노출한다는데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구글과 같이 검색을 통한 매개, 기사 제목 및 리드 노출을 통한 매개 등 그 방식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고 그 기준은 정상적인 저널리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언론사, 가치 있고 신뢰할 만한 기사 등이 우선 노출되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신문협회는 “포털이 아웃링크 방식으로 기사를 매개하더라도 포털 (광고)수익을 뉴스 콘텐츠 생산자와 배분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문협회는 최근 구글은 ‘미디어 산업에 3년 간 3억 달러 지원’ 계획을 발표한 것과 구글 뉴스사이트에 게재되는 광고수익을 언론사와 배분하는 등의 예를 들며, “아웃링크로 전환하더라도 기사 제목 및 리드에 붙는 광고의 경우 구글처럼 광고수익의 일정 비율을 언론사에 배분(구글의 경우 매체 70%, 구글 30%)하도록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포털 운영을 아웃링크로 바꾸면 언론사들에게 수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 역시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동원 전국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아웃링크 방식이 지금까지 언론사들이 포털을 비판하며 요구해온 방식인 것은 맞지만 아웃링크로 바꾸면 바로 언론사에게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은 따져봐야 한다”며 “네이버가 언론사에 제공하는 전재료, 광고 수익 배분 등의 수익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아웃링크가 들어올 것이냐는 언론사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동원 국장은 “또한 현재 정치권에서 ‘드루킹 사건’ 이후 일제히 포털 책임론을 들고 나오는데, 지금까지 정당들에서 선거를 치루는 방식들을 반성하지 않고, 외부의 미디어로만 돌리는 행태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지금같은 선거 방식을 유지한다면 포털 제도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SNS,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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