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각종 비리·불법행위 등을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하청노동자들도 “오너 일가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한국공항지부의 지부장 등 간부 조합원들은 23일 오전 7시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정문 앞에서 “조업자 등골 빼먹는 대한항공 오너일가 하루속히 퇴진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한국공항은 수하물·화물·기내식 탑재, 급유 등 항공기 지상조업서비스 전반을 대한항공으로부터 도급받은 대한항공 자회사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한국공항지부는 23일 오전 7시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정문 앞에서 조양호 회장 일가 비판 피켓 시위를 열었다. 사진=민주한국공항지부 제공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한국공항지부는 23일 오전 7시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정문 앞에서 조양호 회장 일가 비판 피켓 시위를 열었다. 사진=민주한국공항지부 제공

이들이 번갈아가며 든 피켓엔 “노동착취 원조 조양호” “노동착취 대부 조원태” “갑질문화 원조 조현아” “갑질문화 대부 조현민” 등의 비판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한항공 전직 임원이 한국공항 등 자회사 임원으로 인선되는 관행에 대한 비난도 나왔다. 민주한국공항지부는 피켓을 통해 “성과급은 항공사만 조업사는 개털이냐”라면서 “갑질오너 갑질간신 낙하산도 갑질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너 가족의 갑질과 노조탄압을 언론에 알리고 국민들께 실상을 명명백백하게 전하겠다”며 대한항공 본사 앞 600여 명 규모의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김철호 지부장은 지난 20일 성명서를 작성해 “오너 가족의 인성부족으로 빚어진 작금의 갑질에 현장에서, 과로사 하는 아픔과 인원부족으로 인한 장시간노동으로 골병 든 몸으로 최선을 다해 쌓아온 명성에 먹칠을 하는 오너 가족을 규탄한다”며 “조업사라서 더더욱 서러운 차별과 냉대에 시름하는 직원들 사기는 뒷전인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또한 노조 사무실 마련, 상근자 타임오프 배정 등을 논의하는 과정이 순탄치 못했다며 “민주한국공항지부에 가해지는 탄압과 박해는 삼성을 초월한다”면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민주한국공항지부는 더이상 대화를 거절하는 회사와 한노(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한국공항노동조합)를 규탄 하며 가열찬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이어 “오너 가족과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의 퇴진을 촉구한다”면서 “갑질 앞에 하인처럼 지내는 과거는 묻어두고 노동자가 주인인 한국공항을 만들겠다”고 썼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