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의 마약스캔들을 보도한 KBS ‘추적60분’ 18일자 방송 ‘MB아들 마약연루스캔들-누가 의혹을 키우나’편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이씨가 “추적60분 보도는 전부 허위”라며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이씨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소송을 당한 당사자가 소송에서 다뤄지는 핵심 쟁점에 관해 법정이 아닌 방송 매체를 통해 한 시간 동안 일방적 방송을 내보냈다”며 “명백한 편파방송이자 전파낭비”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추적60분’은 ‘검사와 대통령의 아들’편을 통해 검찰이 마약범죄를 수사하던 중 이씨가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음에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이씨는 5억 원의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 민사소송을 제기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씨는 이 같은 상황을 언급하며 18일 방송을 두고 “공영방송을 사적으로 전횡한 언론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 18일 방송된 KBS '추적60분'의 한 장면.
▲ 18일 방송된 KBS '추적60분'의 한 장면.
이에 대해 ‘추적60분’측은 1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미 이시형씨가 (지난 12일) 낸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이 기각되는 과정에서 재판부가 추적60분 방송분은 재판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공익적 사안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재판에 활용하기 위한 방송”이라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에도 이씨가 의도적으로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이씨는 또한 18일 방송내용이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과거 히로뽕 등 마약류를 투약한 적이 없고, 투약했다고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한 적도 없다”고 밝히면서 “방송은 가짜 증인들을 동원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을 현혹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추적60분’측은 “(증인의 신원을) 밝히지 못한다고 가짜는 아니다”라며 증인 보호를 위해 신원을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씨는 또한 지난해 7월 방송된 ‘추적60분’ 내용에 대해서도 “선데이저널이란 매체가 2015년 보도한 내용을 2년이나 지난 뒤 그대로 베낀 것”이라 주장하며 “선데이저널이 보도의 근거라고 주장하는 내부 수사보고서 등은 모두 조작되거나 가짜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추적60분’측은 “선데이저널 인용 부분이 거의 없었고 대부분 우리가 취재했다. 선데이저널은 이 사안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 18일 방송된 KBS '추적60분'의 한 장면.
▲ 18일 방송된 KBS '추적60분'의 한 장면.
‘추적60분’측은 이어 “이시형씨와의 공방이 제작진의 목적은 아니다. 제작진의 방송 취지는 검찰 개혁이다. 왜 수사를 하지 않았느냐가 우리의 주요한 문제의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8일자 ‘추적60분’은 전국기준 95만 명의 시청자가 시청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의 시청자수보다 높은 수치였다. 19일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는 오전 내내 ‘이시형’과 ‘추적60분’이었다. 19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시형 마약스캔들 재조사 촉구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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