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기차의 모습을 알고 계십니까. 마차들을 한 줄로 연결한 모양이었습니다. 새로운 것이 탄생했으나 마차라는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죠. 기차에 통로가 생기는 데 60년이 걸렸습니다.”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13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서울에서 열린 ‘서울 에디터스랩’ 첫째날 오전 세션에서 독자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매체환경에 맞는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에디터스 랩’은 기자, 개발자, 디자이너가 협업을 통해 뉴스 서비스를 개발하는 국제 해커톤대회 ‘GEN 에디터스랩’의 한국 예선이다. 구글코리아, GEN, 미디어오늘이 공동주최했다. 

▲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
▲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

강정수 대표는 “2000년대에는 종이신문을 PDF로 올려놓고선 혁신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유저 액티비티’도 마찬가지로 과거의 시각으로 봤다. 귀찮은데 댓글이나 달고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혁신이, 독자를 대하는 태도가 초창기 기차가 마차를 연결한 모양에 머물렀던 것처럼 변화한 환경에 걸맞은 사고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언론은 변화하지 못했지만 소셜미디어가 나오고 활성화되면서 독자는 적극적인 행동 주체가 됐다. 언론이 여기에 주목을 해야 한다는 게 강정수 대표의 견해다. “과거와 달리 유저 액티비티에 의해 기사가 재해석되고 발굴되고 광고가 번들링되는 시대로 가고 있다. 이용자들의 행위가 수익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구조가 됐다. 이용자의 행동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정수 대표는 이 같은 변화에 언론이 대응하기 위해서는 ‘필터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터’란 넘쳐나는 정보 가운데 특정 정보를 타깃에 맞게 보여주는 방식을 말한다. 과거 도서관의 카탈로그가, 신문이라는 매체가 하나의 필터였다.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야후, 구글 등 검색엔진은 ‘가장 빠른 속도로 적절하게 찾아내는’ 필터를 내세웠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는 ‘이용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의견을 내는지를 적극적으로 알고리즘에 반영하면서 제한된 시간 내에 소비하도록 하는’ 필터다.

다음은 어떤 모델의 필터가 나올까. 강정수 대표는 “최근에는 트래픽보다 로열티에 집중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필터는 유저 액티비티가 수익모델까지 결합되는 구조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떻게 독자를 관여하게 만들 것인가. 새로운  시장구조에서 유저 액티비티를 해석하고, 어떻게 창출해낼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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