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위원장 장주영)이 2017년 임금 인상률 5%를 지난 11일 회사에 제안했다. 노조는 2018년 임금 협상에 대해서는 2017년 협상 타결 후 진행하자는 뜻을 전했다. 앞서 중앙일보 사측은 지난달 23일 ‘2017년 동결·2018년 2.5% 인상’을 제안했다.

중앙일보 노조(중앙일보·JTBC 통합노조)가 지난 12일 발행한 노보를 보면 노조 집행부는 지난 3일 대의원회를 통해 조합원 의견을 수렴했다. 노조 대의원단은 2017년·2018년 임금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사측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당 근로시간 단축을 앞둔 상황에서 중앙일보 사측은 지난달 23일 재량근로제 도입도 제안했다. 노조 집행부는 경쟁사 준비 상황, 노무사 자문 결과, 대의원단 및 조합원 의견 등을 토대로 재량근로제 도입 반대 의견도 공식 전달했다.

노조 집행부는 사측에 공문을 통해 “재량근로제는 업무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지시 받는 중앙일보·JTBC 기자 근무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사용자가 업무 수행 수단, 마감(시간 배분)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중앙일보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중앙일보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재량근로시간제는 실제 노동 시간을 일일이 측정하지 않고 사용자와 노동자 대표가 서면 합의로 정한 노동 시간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선 사용자가 업무 수행 방법이나 시간 배분을 지시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서면 합의에 담아야 한다. 지시와 보고를 통해 취재와 기사 작성을 하는 기자 업무와 맞지 않는 제도라는 것이다.

노조가 2017년 임금 인상률로 회사에 제안한 ‘5%’ 수치는 지난 4~5일 이틀 동안 진행된 전체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른 것이다. 이 조사는 전체 조합원 221명 가운데 165명이 참여(응답률 75%)했다.

설문조사를 보면 현재 받고 있는 임금에 대한 조합원 만족도는 낮았다. ‘대체로 불만족’을 선택한 조합원이 80명(48%), ‘매우 불만족’을 선택한 조합원이 47명(28%)으로 10명 가운데 7명 꼴로 임금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JTBC 보도국 소속 한 조합원은 “회사가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뉴스가 종종 들린다”며 “그때마다 회사 밖 사람들은 ‘너희 월급도 많이 오르겠다’며 부러워하는데 정작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돌아오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하는 환경이 나빠졌다고 보는 응답자 비율도 10명 가운데 8명 수준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현재 근무 강도나 근무 환경 변화에 대한 물음에 81명(49%)이 ‘대체로 나빠짐’, 52명(31%)이 ‘매우 나빠짐’이라고 답한 것이다.

중앙일보 편집국의 한 조합원은 “데스크들이 디지털 실적 압박을 받다보니 그 압박이 고스란히 현장 기자들에게도 전해진다”며 “그나마도 효율적으로 업무를 하면 되는데 지면 제작 관습과 디지털 압박이 상존하다보니 그냥 기자 개인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디면서 매일 비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편집국 조합원은 “아침 메모 후 점심 전까지 처리해야 할 디지털 기사 때문에 취재원 점심 약속을 못가기도 한다. 오후 일정을 챙기고 지면에 들어갈 기사를 쓰고 나면 또 오후 5시 메모를 해야 한다. 이후에도 수시로 사안이 생기면 퇴근을 못하고 디지털 기사를 쓴다”며 “디지털 혁신은 업무 효율성도 뒤따라야 하는데 지금은 흉내만 내며 억지로 끌어가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 조합원은 “하루하루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회사는 ‘2017년 동결’을 내밀었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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