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8일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죄송스런 마음이 크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 원장은 외유성 출장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이날 입장 자료에서 “의원 시절 공적인 목적과 이유로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며 “출장 후 해당 기관과 관련된 공적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어떤 영향도 받지 않고 소신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했다. 관련 기관에 대해 오해를 살 만한 혜택을 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공직자로서 처신을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앞으로 스스로에게 더 높은 기준과 원칙을 적용해 금감원장으로서 소임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야당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김 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여론은 거세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김 원장에 대한 비위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며 “인사 검증을 진행한 청와대가 직접 김 원장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를 밟고 수사 착수를 독려하길 바란다. 청와대가 조치를 미룬다면 국회 차원에서 국정조사 청문회는 물론 ‘김기식 비위의혹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진상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지난 2일 취임한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2014년 3월 한국거래소 예산으로 우즈베키스탄 출장△2015년 5~6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예산으로 미국·유럽 시찰 △2015년 5월 우리은행 예산으로 중국·인도 출장 등을 다녀와 외유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피감기관 예산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에 야당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김 원장을 해임·교체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8일 김 원장 임명 철회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뉴스1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원장의 임명 철회는) 아니다”며 “전혀 고려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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