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이하 가족협의회)가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의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결제 내역을 문제 삼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가족협의회는 5일 공식 입장을 통해 “양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국당 등 일부 의원들이 양 후보가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 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며 착잡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족협의회는 한국당이 지난 4년 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방해하고 2기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위한 ‘사회적 참사 특별법’에도 반대한 점을 지적했다.

가족협의회는 “이들 주장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라면 박근혜의 당일 행적, 당시 정부의 말도 안 되는 대처, 조직적으로 이뤄진 진상 조사 방해, 끊임없는 피해자 모독 등 자신들이 자행하거나 비호했던 행위들을 먼저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한국당이 지난 1기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인물로 꼽히는 황전원 위원을 또다시 2기 특별조사위원으로 추천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가족협의회는 “피해자와 국민의 바람을 폄훼·모독·탄압했던 황전원을 추천해 진상 조사 활동을 방해하려는 이들이 세월호 참사를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피해자들을 또다시 능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족협의회는 이어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고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이유로 계속 양 후보 임명을 반대하며 선동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일 뿐”이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피해자를 우롱하는 만행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를 향해서는 “의혹의 사실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밝히는 동시에 최대 공영방송 KBS를 정상화시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분명한 각오와 의지,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BS는 하루빨리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와 그동안의 잘못을 반성하고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열망하는 피해자와 국민들의 바람을 있는 그대로 보도함으로써 304명의 희생이 헛된 죽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족협의회는 “KBS가 공정한 언론으로 바로 서려는 노력을 적극 지지하며 응원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제안과 고언, 비판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는 KBS를 공정 언론,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언론인의 양심을 지키며 싸워온 양승동 후보와 언론인들의 노력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양승동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했지만,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 반대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

KBS 사장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회에 5일까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6일 이후 직권으로 양 후보자를 KBS 사장에 임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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