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충남도지사 출마선언을 한 가운데 지난해 “탄핵은 원천적으로 불법”이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민심과는 정반대 의견을 밝힌 셈인데 이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는지 따져볼 문제이기 때문이다. 

출마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탄핵 관련 과거 발언에 대해 물었지만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고뇌 끝에 당과 도민의 뜻을 받들어 충청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저보다 더 유능한 인물이 후보가 돼 당에 승리를 안겨주고 충청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바랬지만 당 안팎의 어려운 상황이 저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주었다”고 밝혔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올드보이 공천’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저는 46살의 젊은 나이에 민선 경기도지사로 일한 경험이 있고, 당시 불같은 용기와 열정으로 행정을 혁신하고 수많은 새로운 사업을 국내 최초로 펼쳤다”며 “시간은 흘렀지만 혁신과 도전, 용기와 열정은 변함없이 저의 가슴에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 3일 이인제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충남도지사 출마선언이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정민경 기자.
▲ 3일 이인제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충남도지사 출마선언이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정민경 기자.

출마선언이 끝난 후 기자들은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내놓은 발언에 대해 질의했다. 

한 기자가 “지난해 ‘탄핵은 원천 무효’라고 말하셨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냐”고 묻자 이인제 전 최고위원 옆에 서 있던 관계자는 “소속을 먼저 말하고 질문을 해라”라고 대답을 막았다. 이 기자가 경기 지역 소속의 신문이라고 말하자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경기도지사를 출마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해당 질문이 나오기 전에도 이인제 최고위원 측은 기자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득표율을 따지지 않고 예비후보가 됐는데, 이에 대한 전략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질문을 잘 못 알아 듣겠다”라며 답을 하지 않았다.

해당기자가 질문을 바꿔 탄핵에 대한 질문을 하자 이인제 전 최고위원 관계자들은 “질문을 하나만 하라”며 질문을 막아나섰다. 기자가 계속해서 탄핵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자 이 전 위원 측은 소속을 묻고 “경기도지사 출마가 아니다”라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2월28일 경남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권력이 맹목적으로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탄핵은 원천적으로 불법이자 무효”라고 말했다.

당시 이 전 최고위원은 “탄핵은 모든 매체가 불러일으킨 온갖 거짓 선동이 난무하는 폭풍에 의해 시작됐다”며 “탄핵은 반체제 세력이 주도하는 촛불집회, 여기에 맹목적으로 가담한 야당에 의해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햔편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지방선거 민심은 막바지에 태풍처럼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본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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