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주간지 ‘시사IN’이 지난달 보도한 권인숙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장(명지대 교수) 인터뷰 기사가 본인 동의 없이 게재돼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시사IN은 “성고문 사건 조작한 검찰, 책임진 적 없다”라는 제목의 권 위원장 인터뷰 기사를 지난달 19일(온라인 기준·제544·545호) 보도했다. 기사를 보면 탐사보도 전문 정희상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기자는 기사 초반부에 권 위원장이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피해자로서 공권력의 만행을 폭로한 후 이어진 법적 공방을 정리한 뒤 “그 ‘권양’이 법무부의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돌아왔다. 권인숙 위원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인터뷰 장소나 시점은 기사에 없었다.

인터뷰를 보면 정 기자는 권 위원장에게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고문과 당국의 대응 △소송 전개 과정 및 고 조영래 변호사와의 인연 △권 위원장이 펴낸 책 ‘대한민국은 군대다’ △페미니즘 논쟁 등을 물은 것으로 나온다.

▲ 권인숙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장. 사진=민주당, 민중의소리
▲ 권인숙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장. 사진=민주당, 민중의소리
이 인터뷰 기사는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시사IN은 지난 13일자 547호 ‘바로잡습니다’를 통해 “제544·545호 정희상 인사이드에 ‘성고문 사건 조작한 검찰, 책임진 적 없다’라는 권인숙 교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됐다”며 “권 교수는 지난해 7월 인터뷰 당시 기자의 질문과 인터뷰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며 해당 기자에게 기사 게재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이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지난달 2일이다. 인터뷰에도 위원장 임명과 관련한 물음은 없었다.

시사IN은 이어 “이후에도 게재에 반대하는 의사 표시를 했지만 ‘시사IN’은 권 교수가 법무부 성폭력대책위 위원장을 맡은 계기로 본인 동의 없이 기사를 게재했다”며 “또한 권 교수의 인터뷰 답변과 다르게 기자가 임의적으로 구성한 내용이 기사에 다수 포함됐음을 확인했다. 권인숙 교수와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고제규 시사IN 편집국장은 2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사 처리와 이후 수습을 권 교수와 긴밀히 상의했고 그와 관련한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며 “인터뷰 동의 여부를 두고 기자와 권 교수 입장이 달랐다. 양쪽 이야기를 들은 뒤 판단한 결과이고 온라인 기사 삭제, 사과 문구도 권 교수와 상의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는 검찰을 포함한 법무부 조직 구성원들이 겪은 각종 성범죄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동시에 조직 문화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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