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수를 인양했던 업체 대표가 8년 만에 천안함이 어뢰 폭발로 침몰한 배가 아니라고 KBS 추적60분 인터뷰에서 밝혔다.

KBS는 28일 밤 2TV <추적60분> ‘8년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에서 천안함 인양업체 대표와 인터뷰, CCTV 영상이 원본이 아닐 가능성, TOD 영상에서의 의문점 등을 방송했다.

8년만의 함수 인양업체 대표 인터뷰

천안함 함수를 인양했다는 전중선 업체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서 어뢰가 와서 쏴요? 십원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인양할 때 천안함을 보고 “저거는 포맞은 배가 아니다. 폭발한 배가 아니다. 바닥도 스크래치가 있는 것을 선명하게 봤다”며 “어뢰로 맞았는데 스크래치가 왜 생기냐고”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어뢰가 와서 그걸 긁으면서 어느 한 곳에 쾅 쐈나”라며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를 못하는 그런 일이죠”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천안함에는 함미 선저 절단면 중앙부근과 좌현 부근에 각각 약 2m 길이의 직선과 사선 모양의 스크래치가 나 있다. 미디어오늘이 지금까지 2012년, 2015년, 2017년에 경기도 평택 2함대 사령부 안보공원 내 천안함 선체 취재시 촬영한 사진에는 늘 스크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KBS 추적60분팀에서는 미디어오늘이 지난 2012년 촬영했을 때 사진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합조단이 작성한 ‘천안함 피격사건 정부 합동조사결과보고서’에는 ‘스크래치 없음’ ‘선저상태 양호’라고 기재해놓았다.

이에 대해 전중선 대표는 “왔다갔다 하면서 (스크래치를) 다 봤다”고 반박했다. 또한 전 대표는 “(천안함 함수 천정에 설치된) 형광등이 하나도 안깨져있고, 그대로 다 있”다고도 증언했다.

▲ 전중선 천안함 함수인양업체 대표가 28일 밤 방송된 KBS 추적60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BS 추적60분 방송영상 갈무리
▲ 전중선 천안함 함수인양업체 대표가 28일 밤 방송된 KBS 추적60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BS 추적60분 방송영상 갈무리
전 대표는 생존자들의 상태에 대해서도 “살아있는 생존자들이 다들 깨끗하게 나왔는데 살아있는 사람은 고막이 다 터져야 한다”며 “사람의 고막이라는 것 이게 물 속에서 쿵하고 울려버리면 순간적으로 어뢰라든가 뭐를 맞으면 쾅하고 터지면 장기가 베겨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0년 4월7일 생존자들이 국군수도병원에서 나와 기자회견을 했을 때도 당시 장병들은 화상 고막손상 등 폭발 부상은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골절상과 타박상을 입었다. 사망자의 사인역시 익사였다.

실제 선체에 폭발이 일어난 사례로 추적60분 제작진은 2012년 두라 3호를 제시했다. 이 사건의 폭발원인은 내부 유증기 폭발이었다. 당시 시신 구조 인양에 참여했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시신의 목이 없었다. 그게 폭발이다”라고 증언했다.

또한 KBS 추적60분은 지난 1999년 6월14일 호주 토렌스함 수중폭발 영상도 소개했다. MK-48 어뢰의 수중폭발로 절단된 호주 토렌스함의 절단면을 보면 형체 알아보기 힘들고 방향성 없이 찢겨져 있다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그에 반해 천안함 절단면은 수중폭발이 됐다면서도 일정한 방향으로 찢겨져 있고, 나머지는 원형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제작진은 비교했다.

이에 대해 전중선 인양업체 대표는 “(천안함은) 찢어진 면이 이렇게 잘라놓은 것 같은 형상이에요. (절단면에) 전선 케이블이 많이 있었거든요. 어뢰 맞았다면 공중분해돼 다 없어져야 한다”며 “절단기로 자른 것 마냥 그렇게 돼 있었는데 어뢰에 맞았다고 하면 공중분해 돼서 없어져야 돼요 거기가”라고 지적했다.

▲ 함미 바닥 좌현 부근의 스크래치. 미디어오늘 2012년 촬영. KBS에서 인용
▲ 함미 바닥 좌현 부근의 스크래치. 미디어오늘 2012년 촬영. KBS 추적60분 팀에서 인용
KBS는 함수를 인양했던 전중선 대표 외에도 함미를 인양했던 88수중개발의 정호원 부사장이 지난해 11월14일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위원의 명예훼손 항소심(서울고법 형사5부)에 출석해 증언한 내용도 일부 인용했다. 정 부사장은 “폭발한 배와 천안함의 손상 상태는 다르다”라며 “함미 절단면 손상이 무언가 충격으로 긁힌 것 같았다. 선저의 스크래치는 가라앉은 후 생긴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증언했다고 KBS는 소개했다.(미디어오늘 지난해 11월15일자 ‘천안함 인양업체 부사장 “폭발한 배와 천안함 다르다”)

CCTV 복원영상 원본 아닐 가능성

KBS 추적60분 제작진은 천안함 CCTV 복원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이는 신상철 전 조사위원의 법정에 국방부가 제출한 영상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분석 도중 영상에서 어색한 점 발견했다”며 백령도 근해 파고가 2.5미터인데도 천안함 함미 후타실에서 운동하고 있는 희생자의 자세에 흐트러짐이 없고, 매달린 끈도 흔들림이 없으며 상자 역시 미동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승조원 출신인 유희원 KBS PD는 추적60분팀과 인터뷰에서 “과거 천안함에서는 파도가 심하면 TV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며 해당 CCTV 영상에 대해 “거의 피항가기 직전의 상태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영상만으로는 파고 2.5미터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영상 속의 희생자가 물병을 내려놓는데, 물병의 수면이 잔잔해지더니 움직임을 멈추는 장면과 관련해 유희원 PD는 “이런 컵은 잘못하면 파고 1미터에서 1.5미터만 되도 쏟아진다. 그런데 유리잔 같은게 그대로 있다?”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 천안함 CCTV 복원영상 중 후타실에서 희생병사들이 파고 2.5에서도 흔들림없이 운동하고 있다. 사진=KBS 추적60분 영상 갈무리
▲ 천안함 CCTV 복원영상 중 후타실에서 희생병사들이 파고 2.5에서도 흔들림없이 운동하고 있다. 사진=KBS 추적60분 영상 갈무리
또한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장은 아예 이 영상이 원본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황 소장은 모니터를 촬영할 경우 격자무늬의 주사선이 보이는데, 이 영상에서도 그것이 보이고, 줄 간격이 일치하지도 않고 더 좁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원본 영상이 아니고 모니터를 촬영해 증거로 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TOD 동영상의 미상물체의 정체, 제3의 부표와 연관성

이밖에도 추적60분팀은 천안함 TOD 영상에서 함수와 함미 사이에 등장하는 미상의 점(물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추적60분 진행자인 한상헌 아나운서는 가 TOD 영상에 보이는 함미와 함수 사이에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며 마치 동력이 있는 듯 표류하다 점점 멀어진다고 설명했다.

TOD병을 했던 전역자는 이 점을 두고 “보고를 올려야죠. (나같았으면) 검정 동그란 물체가 어디서 어디로 움직이고 있음이라고 보고했을 것”이라며 “이 정도는 보고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물체에 대해 국방부는 “연돌이나 부유물로 추정된다”고 답변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그러나 한상헌 아나운서는 “영상에서 (물체는) 표류하는 함수로부터 점점 멀어진다”며 “하지만 연돌이 발견된 곳은 반파직후 곧바로 가라앉은 함미 부근이었다. 이 물체는 연돌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국방부에서 두 번째로 추정한 구명보트와 관련해 목포해양대학교 임남균 교수는 “부유물로 보기엔 애매하다. 꽤 큰 것 같다. 직사각형으로 번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표류속도를 초 단위로 분석한 결과 함수의 표류 속도(2노트)가 이 미상의 물체의 표류 속도(1.3노트)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명보트는 저렇게 천천히 갈수 있느냐는 강윤기 PD의 질문에 임 교수는 “근데, (표류속도) 차이가 많이 나는게 이상하긴 하다”고 답했다.

TOD 동영상을 보면, 이 미상의 물체와 관련해 해군 고속정 3척 중 두 척이 표류하고 있는 함수를 그냥 지나쳐 미상의 물체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온다. 이를 두고 해병대 TOD병 출신의 전역자 신모씨는 “고속정이 그 쪽으로 간 거 보니까 확실히 이상한 부유물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뭔가 좀더 있어 보이는 다른 쪽에 중요한 뭔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분석했다.

KBS 추적60분팀은 KBS가 처음 제기했던 제3의 부표설을 취재한 기자의 인터뷰도 소개했다. ‘제3의 부표’란 함수구조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진 고 한주호 준위가 실제로는 함수와 함미 사이에 있는 제3의 지점(부표)에서 숨졌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를 단독보도했던 이병도 기자는 “(한주호 준위가 사망한 장소가) 함미와 함수가 아닌 어떤 또 다른 제3의 장소가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그곳으로 다시 갔고, 여전히 부표는 떠있고, 계속 취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천안함 TOD 동영상에 함미와 함수 사이에 미상의 검은 점이 보인다. 사진=추적60분 갈무리
▲ 천안함 TOD 동영상에 함미와 함수 사이에 미상의 검은 점이 보인다. 사진=추적60분 갈무리
특히 미군 헬기가 뭔가 실어나르는 영상을 촬영, 보도한 것과 관련해 이 기자는 “(이 영상이) 인명 구조훈련을 했다는 거에요, 납득하기 어려운게, 사고해역이고, 천안함 용사가 숨진 중차대한 곳에서 구조훈련을 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정확한 진상이 밝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상헌 아나운서는 “TOD 영상의 미상물체가 연돌이나 구명보트라는 답변도 명쾌하지 않다”며 “제3의 부표와 관계가 없는 것인지 의문이 남는 이유”라고 말했다.

천안함 흡착물질의 정체는

천안함 흡착물질 논쟁에 대해서도 제작진은 다시 소개했다. 흡착물질이란 천안함 선체와 이른바 ‘1번 어뢰’, 모의수조폭발실험에서 나온 백색분말가루를 말하는 것으로, 이것이 어뢰폭발시 나타나는 알루미늄 산화물 계열의 폭발물질이라는 것이 정부 주장이었다.

그러나 당시 정기영 안동대 교수는 이 물질을 분석한 결과 자연에서 침전하면서 생기는 물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0년 11월17일 방송된 추적60분과 인터뷰에서 “산화알루미늄은 아닌 것 같다. 알루미늄황산염수화물 정도”라며 “폭발과정에서 생긴다면 입자 상태일텐데, 전자현미경 상에서 볼 때는 용액상태에서 침전하면서 생기는 물질”이라고 밝혔다. 그는 “순간적인 폭발로 생기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는 추가 실험을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번에 제작진이 8년 만에 다시 정 교수를 만났다. 정 교수는 8년 전 흡착물질 실험결과에 여전히 확신을 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지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재삼재사 확인했고, 안하던 분석까지 추가해 확인했다”며 “충분히 분석했다 생각하고, 추가 분석을 안해도 될 정도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흡착물질의 데이터 조작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했던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교수도 추적60분과 인터뷰에서 “(흡착물질이) 산화물이 아니고 수화물이기 때문에 폭발과는 무관하다”며 “그런데도 결정적 증거라고 제시하기 위해 뜯어맞추려 하니까 이제 조작이 드러난 것이라고 믿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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