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가 공정성과 균형을 잃은 KBS 보도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세월호 참사, MB 정부의 4대강 사업 관련 보도를 꼽았다.

오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28일 공개된 양 후보자의 ‘국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보면, 양 후보자는 “공정성과 균형을 지키지 못한 KBS의 대표적인 보도 3개를 꼽는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처럼 답했다.

양 후보자는 “지난 10년간 공정성과 균형성을 갖추지 못한 KBS 보도는 셀 수 없을 정도여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쉽지 않고 몇 개만 골라 소개하기도 어렵다”며 “그래서 가장 주된 사건 보도 위주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양 후보자는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KBS 보도에 대해 “전형적인 불공정 보도였다”며 “서거 당일인 2009년 5월23일 KBS 뉴스는 정권과 검찰의 정치 보복성 표적 수사라는 서거 원인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장례식 이야기로 뉴스를 도배했고 특보도 제대로 내보내지 않는 등 사안 축소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는 오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는 오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양 후보자는 “뉴스에서 서거를 자살로 표현해 추모하는 시민들의 공분을 사면서 취재진은 현장에서 쫓겨났고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 KBS 취재진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KBS 편파 보도’에 성난 시민들 항의로 봉하마을과 시청 앞 대한문 분향소에서 쫓겨났다. KBS 기자협회는 2009년 6월 당시 고대영 보도국장(전 KBS 사장) 불신임 투표를 가결시키며 노 전 대통령 서거 편파 방송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양 후보자는 MB 정부 4대강 관련 KBS 보도에 대해서도 “대부분 찬양 일색이었다”며 “정부가 제시한 장밋빛 전망을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은 채 정부의 발표 자료만 받아쓰고 4대강 띄우기에 앞장섰다”고 반성했다.

양 후보자는 2011년 10월 4원 생방송으로 진행된 ‘특별생방송 4대강 새물결 맞이’에 대해 “정권 홍보 도구로서의 역할이 절정이었던 프로그램”이라며 “반면 4대강 비판 프로그램이나 뉴스는 불방 또는 중단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 방송을 “전형적인 관제 행사이자 정권 홍보 행사”라고 규정했고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10월의 나쁜방송’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양 후보자는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KBS 보도도 공정성을 잃은 보도로 꼽았다. 양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2014년 4월16일 이후 KBS 뉴스는 사고 원인을 찾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진실을 찾는 보도를 하기보다는 정부의 무능력과 잘못을 감싸고 일방적으로 변명을 늘어놓으며 확성기 노릇에 전념했다”고 비판했다. 

양 후보자는 “당시 길환영 사장은 정권의 외압에 굴복해 보도에 수시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결국 사임하는 일까지 빚어졌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길환영 전 KBS 사장에 대해 “대통령만 보는 사람”이라며 청와대와 길 전 사장의 KBS 보도 개입을 폭로했다.

김시곤 전 국장에 따르면 길 전 사장은 KBS가 단독 취재한 국가정보원 댓글 관련 리포트를 뺄 것을 요구하고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윤창중 성추행 사건을 톱 리포트로 다루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노골적으로 KBS 보도에 개입했다.

KBS 이사회는 △부실한 재난보도와 공공서비스 축소 △사장으로서 직무수행능력 상실 △공사 경영 실패와 회사 재원 위기 가속화 등의 이유로 길 전 사장 해임을 제청했고 이를 받아들인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그해 6월 길 전 사장을 해임했다. 길 전 사장은 현재 자유한국당 천안갑 조직위원장으로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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